
[산업일보]
한국 무기 체계가 폴란드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우리 방산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군자산을 효용성 있게 활용하고 지속적인 군수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위산업체인 ‘LIG Nex1’의 김상문 연구소장은 4일 진행된 ‘AWS Public Sector Day’에서 ‘Cloud 기반 국방 MRO 및 K-방산 발전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소장은 “방산 분야는 클라우드에 익숙하지 않다”라고 운을 띄웠다. 보안을 위해 물리적으로 분리된 망을 기반으로 폐쇄적인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클라우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며 “개전 직전 우크라이나에서 정부의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모두 업로드해 백업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라고 해설했다.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가 통신망, 데이터 센터 등 정부의 물리적인 데이터 보관소가 타격을 받았는데, 백업 데이터가 없었다면 국가 기능을 상실해 정상적인 전생 수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상문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한민국 국방부도 ▲국방 데이터 기반의 AI(인공지능) 기술 확산 ▲국방 데이터 기반 지능형 플랫폼 구축 ▲CBM(상태기반정비) 특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무기 체계 운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위성과 같은 감시 자산을 통해 적을 먼저 포착하고 관련된 작전 수행을 결심해 선제타격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임무 수행을 위해 무기 체계를 원활하게 정비·보급·운영하기 위한 MRO(Maintenance Repair & Overhaul)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각종 유지보수 활동을 통해 무기 체계의 성능을 유지하고 효율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활동인 MRO는 예방·예측정비, 정기 수리, 분해 조립을 통한 성능평가 등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장비의 수명을 증대할 수 있고 성능과 장비 가용도 향상을 통한 군수지원 확립이 가능하다.
이 MRO에 활용되는 것이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다. AI를 통해 장비의 고장주기를 예측해 선제적인 정비가 이뤄질 수 있고,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정비 교육훈련과 원격정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전쟁·재해·해킹으로 인한 군수정보 데이터의 망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도입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생존시키고 지속적인 군수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군수 데이터 백업을 넘어 실제 전투체계에도 클라우드와 AI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미국 국방부는 클라우드상에서 AI가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식별하고 군이 운용하는 디바이스에 공유하는 지능형 전투체계를 갖췄다. 미 공군도 AI가 분석한 실시간 전장데이터를 지휘관에게 제공해 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한다.
그는 “이처럼 클라우드는 전장 고급 분석, 임무 지휘 및 보고, 전장 시각화 등을 통한 지휘부의 결심 지원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현재 한국 무기가 수출이 많이 되고 있는데, 클라우드를 통해 수출 장비나 원격지 장비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격오지처럼 물리적 접근이 어려운 곳은 원격 정비 지원을 통해 무기 체계의 공백을 보다 신속하게 복구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