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60년이 넘는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의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주최하고 한국-이스라엘산업연구개발재단이 주관한 '2024 한국-이스라엘 이노베이션 데이'가 신상진 성남시장과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 양국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6일 성남시 성남 글로벌 융합센터에서 열렸다.
양국간 반도체 및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확대를 통한 첨단기술 확보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스라엘 30개 기업·대학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7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이스라엘산업연구개발재단의 강성룡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2024 한국-이스라엘 이노베이션 데이’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혁신과 창의성의 축제의 장”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가능성의 경계를 확장해 양국간의 기술 협력을 통한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한 산업부의 이민우 산업기술융합정책관과 알론 스토펠 수석과학관, 신상진 성남시장,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은 환영사와 축사 등을 통해 양국간의 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입모아 강조했다.
이민우 정책관은 “한국은 세계최대 메모리 반도체 국가로 전세계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세계 5대 자동차 산업국으로 전기자-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모빌아이를 비롯한 뛰어난 소프트웨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뒤 “소프트웨어가 강한 이스라엘과 제조와 엔지니어링이 강한 한국이 협력할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론 스토펠 수석과학관은 “양국간 R&D 프로젝트는 글로벌 이노베이션을 주도할 것”이라며,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전문성, 스마트한 트랜스포테이션과 이스라엘의 혁신성이 합쳐지면 더 큰 효과를 가져오고 글로벌 시장에도 강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앞으로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오늘 행사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기술협력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 확대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자리”라며 “성남시는 대한민국 첨단 기업 집중돼 있는 지역인 만큼 오늘 행사가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고 역량 강화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대표단은 여러 분야를 대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경제적인 시너지를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양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반도체-스마트모빌리티 산업계를 살펴보는 기조연설자로는 한국 반도체산업협회 안기현 전무와 프레디 가베이 히브리대학교 교수가 나섰다.
안기현 전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안 전무는 “모든 전자기기에 인공지능이 탑재되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ChatGPT(챗지피티)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에 엔비디아의 GPU와 한국의 HBM이 탑재되는 것처럼 반도체 장착이 필수”라고 언급한 뒤 “또 다른 변화의 요소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장비가 스마트폰에서 자동차로 옮겨가면서 모바일에서 모빌리티로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제조, 소재 개발 공급, 장비 개발 기업 등으로 구분된다. 분업화 돼있는 동시에 반도체와 관련된 생태계가 모두 구현돼 있다”고 말한 안 전무는 “한국은 인공지능에 필요한 고성능 D램의 세계 수요 중 70%를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디 가베이 히브리대학교 교수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나 반도체 관련 펀드레이징은 애플리케이션나 소프트웨어처럼 크지는 않지만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엑시트나 IPO 등도 활발하게 생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국가라는 이미지가 있으며, 자기만의 DNA가 있다”고 강조한 그는 “반도체와 관련한 내수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자체적인 생태계가 확보돼 반도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규모는 북미 다음가는 규모”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