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의 확산에 따라 제조현장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봇 시장의 유의미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수출입 데이터에서 살펴보는 K-로보틱스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약 19억 달러를 수출한 일본이며,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약 12억5천만 달러를 수입한 중국이다. 이와 같은 수출입 데이터는 여러 전통 산업용 로봇 업체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높은 로보틱스 시장 경쟁력을 보유한 일본, 그리고 공정 자동화를 위해 2010년대 들어 산업용 로봇을 많이 소비해온 중국 등 통상적으로 알려진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의 구성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로보틱스 수출입 동향의 첫 번째 변화는 일본 산업용 로봇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월 5월 일본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142억3천만 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9%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은 본디 일본 산업용 로봇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큰 손이었다. 다만 2022년 들어 중국향 일본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전체 일본 산업용 로봇 수출액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미중 갈등에 따른 자국 제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능성이 적다. 결국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로컬 산업용 로봇 업체들이 부상함에 따라, 일본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중국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2020년대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두 번째 변화는 협동로봇의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협동로봇이 본격적으로 판매된 2015년 이후 보급 대수는 꾸준히 증가했으나, 시장에서 기대하는 협동로봇의 성장성을 명확한 데이터로는 증명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2023년 연간 미국 산업용 로봇 수입 데이터는 협동로봇의 성장성에 대한 선명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2015년 기준 미국 산업용 로봇 국가별 수입 비중을 살펴보면, 일본과 독일 등 주요 전통 산업용 로봇 공급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도합 42% 수준이었다.
반면 2023년 미국 산업용 로봇 국가별 수입 비중에서 일본과 독일의 비중은 24%까지 감소했으며, 유니버설 로봇의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2015년 5.1%에서 2023년 16.7%까지 증가했다. 이는 협동로봇의 시장 침투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미국 및 서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특히 협동로봇 수요가 강하다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이상수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 내 일본의 경쟁력이 약화됨과 동시에 중국이 부상하고 있으며 협동로봇 시장 침투율 또한 선진국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협동로봇은 최근 AI를 활용하며 SDR(Software Defined Vehicle)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향 수출의 경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두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협동로봇 제품 상용화에 성공하고, 양산 체제에 돌입한 국내 로보틱스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