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에게 일본 시장은 ‘꿈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시장 진출을 못하거나 어떻게 진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해 머뭇거리다 진출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롯데월드타워에서는 일본의 전시 주최사인 RX Japan이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시회 참가를 통한 성공적인 일본 시장 진출'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제조 및 소재', 'IT', '소비재'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본보는 이번 컨퍼런스를 개최한 RX JAPAN의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를 만나 국내 기업이 일본 현지의 전시회를 통해 어떻게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지를 물어봤다.
20년 전만 해도 전무했던 한국 기업의 전시회 참가, 지금은 참가규모와 분야 모두 확대 일로
RX Japan은 일본 현지에서 매해 100여 개에 달하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전시주최사로,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는 이곳에서만 20년을 넘게 근무했다.
“처음 RX Japan에 입사했을 때는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한국인 영업담당자도 없었다”고 말한 후지와라 상무는 “한국이 일본 시장에서 성장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 인력을 투입해 전시회에 대한 안내를 시작했고 그 결과 참가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참가 분야도 IT, 소재, 제조업, 화장품 등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각 산업별로 한국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기술력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특화된 제품 기술을 일본에 많이 수출했으면 한다”고 말한 후지와라 상무는 “‘K-뷰티’를 앞세운 코스메틱 분야는 이미 일본 시장을 훨씬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일본 시장 전체를 점유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IT분야는 언어 장벽이 적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일본 시장에 진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당장의 거래실적보다는 현지 파트너 찾기에 중점 둬야
해외 수출을 처음 시작하는 기업은 당장이라도 현지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들뜨기 십상이다. 그러나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는 ‘실적’보다는 파트너 찾기’가 첫걸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거래실적을 올리기 보다는 현지 전시회에 참가해 대리점, 파트너, 엔드유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들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실적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처음 거래를 할 때는 거래 규모는 후순위로 두고 실적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많은 이들이 일본이 구조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대기업은 다소 그런 측면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한국기업에 대한 거부감 낮아…‘일단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부딪혀 보길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얘기할 때는 항상 역사적 사실로 인한 껄끄러움이 담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껄끄러움이 때로는 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도 작용되고는 하는데,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는 단호한 어조로 “한국기업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는 “일본인은 확실히 보수적이긴 하지만 한국은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고, 해외 고객 중 가장 일본과 가까운 감각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뒤 “한국의 신라면을 좋아하는 저처럼 일본의 문화나 라이프 스타일에 한국의 뷰티, 패션 등 여러가지 것들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일단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자사 제품의 기술력, 원가, 품질을 보여주면서, 일본 시장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후지와라 다케시 상무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RX Japan에 대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매출로 연결할 수 있을지, 좋은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도입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며, “특히 매뉴팩처링 월드 전시회 같은 경우 일본의 제조 거점에 따라 한 해에 4차례를 개최하는 등 규모와 횟수는 물론 지역까지 고려해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