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선도 기술 모방에 집중하는 현재의 국가연구개발(R&D) 체계를 ‘선도형 R&D’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우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26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과학기술분야 국회 공로장 시상식 및 국가 과학기술 혁신 대토론회’에서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적 성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국가R&D 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가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모방’이 아닌 ‘창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우일 교수는 “한국은 1960년대부터 기술 선도국을 빠르게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효과를 봤지만, 현재는 성장이 정체되며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신기술을 만들고 수용하는 ‘혁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을 따라가는 R&D에서 창의와 도전으로 기술을 선도하는 ‘선도형 R&D’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양자정보과학, 합성생물학, 모빌리티, 탄소중립,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게임체인저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면서 “국가 R&D도 첨단기술의 융복합과 모험적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선도형 R&D로의 전환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출연연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약 17%를 담당하지만, 양적·질적 성과는 정체된 상황”이라면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략분야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출연연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출연연이 도전적 연구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