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의 철강시장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한 철강인들의 2025년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철강포럼 정책세미나-철강산업 통산환경 변화 및 대응 방안’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현실 인식과 대응 방안 모색이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산업연구원의 이재윤 실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철강산업의 영향’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최근의 공급망 시장 변화에 대한 양상을 참석자들과 공유했다.
국제 분업구조의 재편과 프렌드쇼어링 진전 등을 공급망 분야의 주요 이슈로 제시한 이 실장은 “2025년에도 주요 산업의 해외 생산은 국내 생산비용증가, 무역장벽 및 물류비용 증가와 인도 등 현지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뒤 “동남아시아 지역의 설비 확대와 동시에 중국 현지 생산규모는 축소되는 등 해외 생산설비의 재조정이 진행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미국향(向) 수출에 대해 이 실장은 “정책의 시행 시기 및 효과의 발생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주요 산업의 2025년도 수급 실적의 반영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자동차 및 이차전지는 보편관세 부과와 친환경산업 육성 정책의 후퇴가 실현될 때 수출과 생산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업종도 존재한다. 미국 대선결과로 반사이익을 얻을 대표적인 업종으로 ‘조선’을 꼽은 그는 “조선산업의 경우 트럼프의 당선을 계기로 특수선 MRO 및 신조선 관련 한․미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수선 사업을 진행하는 조선사의 사업 확대가 예상되고 미국의 중국 해운, 물류 및 조선산업에 대한 견제 가능성에 따라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출감소액을 부가가치로 환산할 경우,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0.1~0.2%p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이 실장은 “단, 간접수출(타 국가들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우리 중간재 수입 감소)과 세계교역 위축 등으로 우리 수출 축소 규모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내년도 철강산업도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본 이 실장은 “수출은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강화와 제3국과의 수출경쟁이 이어질 것이며, 수입은 국내외 수요 부진과 철강공급망 재편과정에서의 국내 철강 수입 급증 가능성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실장은 “내수는 2년 연속 침체로 수익성 저하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국내외 신수요 발굴 강화 및 부실위험 기어에 대한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뒤 “생산은 CBAM시행, CCA 등 국내외 탄소규제 강화 대비 저탄소 그린 철강 경쟁력 확보 노력이 지속돼야 하며 공급망 분야는 우리 기업의 원료 및 중간재 조달에서 미국의 대중국 무역통제 조치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는 중국산 품목에 대한 리뷰 및 현지 또는 제3국으로의 대체 공급망 확보 가능여부를 검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