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과거 제조사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고객에게 제품과 관련된 경험까지 제공해야 한다”
LG전자 황윤희 상무가 9일 개최된 ‘데이터 컨퍼런스’의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A Small Start for Data driven Innovation’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황 상무는 “제가 어릴 때는 브랜드나 액세서리 등 특정 제품이 유행하면, 모든 소비자가 그에 따라갔다”라며 “이제는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더 복잡한 이해가 필요해졌다”라고 소비시장의 동향을 살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제조 업계는 ‘우수제품 개발’이 강조되던 과거에서 ‘고객 가치 제품’이 부상하던 어제를 지나, ‘고객의 경험과 연결되고 확장시키는 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류&신발 제조에 집중하던 나이키는 직영 온라인몰에서 유통까지 소화함과 동시에, 피트니스 서비스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이키의 제품을 이용하는 환경과 노후화된 제품을 교체하는 프로세스까지 전 여정을 함께한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B2C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스포츠 의류&제품을 소비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자 했고, 데이터 전문회사들을 인수하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디바이스를 필두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시장 진출 초기 폐쇄적인 서비스를 내세운 애플은 개방적인 안드로이드에 밀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으나, 오히려 고객들에게 남들과 다른 차별적인 가치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애플 디바이스만의 생태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황윤희 상무는 “제조 분야에서 산업 전환에 성공한 선도 회사들은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석해 특별한 경험을 만들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조 회사만큼 유통 회사들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과거 자신들의 입지가 제조사 위에 있다고 생각하던 유통사들은, 이제 제조사와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통 과정에서 얻은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제품의 생산부터 제조, 판매까지 제조사와 함께하는 문화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상무는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데이터만으로 고객을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라며 “다른 고객사와 제휴·구매·공공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가치 있게 가공해서, 실제 서비스에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4 데이터 진흥주간’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여의도 페이몬트 엠버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