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투자자가 주도했던 기업의 ESG 경영이 소비자의 안전·권익·후생 등을 고려한 ‘소비자 중심 ESG’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비자의 선택과 참여를 통해 ESG 경영을 더욱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23일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4 제2회 소비자 ESG 혁신대상’ 자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다.
다만 ESG는 자본시장을 위해 도입·사용돼 왔다. ESG 활동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재무적 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김재은 교수는 “ESG가 빠르게 규범화되고 있지만, 투자자·자본주의 중심의 ESG 활동은 소비자의 관심과 목소리가 누락돼 있다”면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인식이 높은 MZ세대 소비자층을 활용하면 소비자의 목소리를 기업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 경영에서 소비자와 투자자, 산업계, 협력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점을 따지는 ‘이중 중대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대성 평가는 기업과 관련된 ESG 이슈를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관리하는 활동이다.
‘이중 중대성’ 평가는 중대성을 서로 다른 두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의 사업 활동이 외부 사회·환경에 미치는 영향(Inside-Out)과 외부 ESG 이슈가 우리 회사의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Outside-In)을 모두 평가한다.
예컨대 환경 규제나 시장의 제도 변화가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아웃사이드-인’, 우리 회사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식별·통제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인사이드-아웃’이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ESG는 ‘아웃사이드-인’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의 재무적 가치를 강조했지만, 이제 소비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자본시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