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와 기후위기①] 2024년, 역대 최고 기온 갱신’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기후변화 파수꾼 AI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는 AI(인공지능)의 특징은 기후변화에도 활용된다. 세계 각지에서는 AI를 기반으로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AI가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남극의 빙산을 매핑하고, 녹는 위치와 속도를 파악한다. 또는 삼림을 매핑해 삼림 벌채를 감시하기도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AI로 날씨 패턴을 예측해 지역 사회와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돕는다. 브라질 재조림 사업에서는 드론과 융합했다. AI가 씨앗을 배치할 수와 목표를 정하면 드론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지점에 씨앗을 뿌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재활용 시스템에 AI를 도입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매립지로 보내지는 폐기물을 식별하고, 해양 쓰레기 지도를 만들어 수거·제거의 효율을 높인다. 위성 이미지와 기계·공정 데이터를 결합해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고 줄일 수 있게 지원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AI는 친환경 에너지에서도 쓰임새가 많다.
전기 공급·생산자들에게 광범위한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정보를 제공해 효과적인 전기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는, 수천 개의 전력 생산 포인트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가장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전송하고, 발전량이 전력 소비보다 많으면 저장소로 보내며, 사용량이 생산량보다 높아지면 저장된 전력을 분배한다.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에너지 안전성을 높인다는 스마트 그리드의 이상을 AI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는 주로 자연현상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는 ‘변동성’을 갖게 되며,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 AI는 이상을 조기에 식별하는 ‘예지보전’에 활용할 수 있다.
자연현상에 의존하는 친환경 에너지는 입지조건이 중요하다. 태양광 패널은 햇빛이 풍부한 곳에, 풍력 터빈은 고도가 높은 곳에 배치해야 한다. AI 머신러닝 모델은 이러한 입지조건과 더불어 토지소유권, 인근 환경 영향 등을 복잡한 요소를 분석해 이상적인 배치 장소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날씨 모델링에도 적용돼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고, 친환경 전력 생산을 방해하는 악천후를 경고해 에너지 생산자가 비축량을 확보하고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기후비상사태 공범 AI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AI를 사용할수록, 기후위기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AI가 다른 유형의 컴퓨팅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GPT-3 모델을 훈련하는 데 1천300메가와트시(MWh)의 전기가 사용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24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했다.
ChatGPT 실행에는 평균 2.9와트시(Wh)만큼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AI를 사용하지 않은 구글 검색에 필요한 에너지 0.3와트시보다 10배 많은 수치다.
IEA는 2022년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암호화폐·AI를 사용하며 460테라와트시의 전력이 쓰였고, 2026년에는 1천50테라와트시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2년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9%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의 ‘AI는 전기를 먹고 자란다’ 보고서는 AI 학습과 추론 시 대규모 데이터셋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시간 추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많은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다수의 GPU가 사용되며 이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로 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중 냉각 시스템에 40%가량의 전력이 쓰인다.
교보문고에서 출판한 ‘세계미래보고서 2025-2035(박영숙·제롬 글렌 지음)(이하 서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며 202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0%가량 증가했고, 구글은 2023년 13% 더 많이 탄소를 배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가 AI 실행시 성능은 향상하고 에너지는 저감하는 ‘슈퍼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자들도 성능 향상과 칩 냉각 기술이 적용된 특수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전력 사용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새로운 냉각기술이 탐구되고 있으며, 다시 사용되지 않는 ‘다크데이터’와 같이 전반적인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중요 의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적은 AI 기술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에너지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 및 운영 최적화 등 다양한 노력으로 AI 산업의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AI의 미래는 단순 기술 발전을 넘어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