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조AI②]제조 AI 도입, 중소기업도 ‘충분’](http://pimg3.daara.co.kr/kidd/photo/2025/01/24/thumbs/thumb_520390_1737706179_93.jpg)
제조 AI는 제조업의 생산성과 품질 개선,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숙련공의 전문 지식을 데이터화해 생산 공정을 진단·예측할 수 있어 인력난과 숙련공 이탈 문제를 겪는 우리 중소기업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
다만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과 과감한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AI 도입은 무게감이 다르다. 김일중 카이스트(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 교수(센터장)은 “제조 AI 도입은 소규모 제조기업도 충분히 도전할만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제조 AI 도입 프로세스
김일중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제조 AI 도입은 ▲현장 문제 정의 ▲문제 해결을 위한 AI 방법론 검색 ▲AI 모델의 분석 목표 설정 ▲수집할 공정 데이터와 핵심 변수 확인 ▲데이터 수집 ▲데이터 가공 및 제조 데이터셋 구성 ▲AI 모델 구축 ▲현장 적용 ▲최적화 등의 과정을 거친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니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고 KAIST가 운영하는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 ‘KAMP’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AI 도입 사례를 분석했다.
A사는 여러 대의 용접기와 다관절 로봇으로 가전제품의 부품을 생산한다. 용접용 전극이 마모되면 용접 성능이 저하돼 전극을 교체해야 했고, 용접 불량이 발생하면 전체 공정을 멈춰야 해 큰 손해가 발생했다. 전극 교체시기를 숙련공의 노하우에 의존하면서 조정 결과도 일관적이지 않았다.
AI 방법론 및 분석 목표 설정
A사는 AI 모델로 전극의 마모를 미리 예측해 용접 불량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전극의 이미지를 활용한 흑화도(검은 정도) 검출 모델과 가압·전류 데이터를 활용한 전극 불량 판정 모델을 함께 구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공정 데이터와 핵심 변수 확인, 데이터 수집
비전 센서로 전극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가압·전류·통전시간 등 설비 데이터를 모았다.
데이터 가공 및 제조 데이터셋 구성
모은 데이터에서는 필요 없는 이미지를 제거했다. 제품이 용접 전극을 가려 흑화도를 파악할 수 없는 이미지를 제외하고, 흑화가 많이 일어나는 영역을 두 곳 추출해 그 부분만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
AI 모델 구축, 현장 적용
AI는 비전 데이터의 흑화도를 출력하는 1차 모델과 검사 결과와 최적 용접값을 제시하는 2차 모델로 구성됐다. A사는 AI 솔루션을 통해 불량 판정과 불량 원인 분석을 작업자의 노하우 기반에서 AI 및 데이터 기반으로 개선하고, 전극 교체 주기를 최적화해 불량률 감소를 실현할 수 있었다.
김일중 교수는 제조 AI 도입 과정에서 현장의 전문 지식(도메인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사람의 심장 박동 수를 체크하는 기기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의료 현장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센서를 심장과 가장 가까운 가슴에 부착하도록 설계할 것이다. 하지만 심장 박동 수는 가슴보다 손목에서 측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조 설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전문 지식 없이 수집 포인트를 잘못 잡으면 데이터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고, AI의 신뢰성도 확보하지 못한다. 김 교수는 "AI가 잘못된 데이터를 만들면 제조 공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데이터를 추출할 때도,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데도 현장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제조 AI, 핵심 공정 위주…“도입 체감 오히려 크다”
김일중 교수는 "제조 AI 도입은 중소기업이나 10인 미만의 소규모 제조기업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고, 오히려 실제 적용 효과는 작은 기업이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여러 공정을 데이터로 연결하고 AI를 통해 관리하는 수준을 목표로 하지만, 공정 자체가 작은 중소 제조기업이나 소공인은 핵심 공정을 중심으로 AI를 적용하기에 체감 효과는 더 크다는 것이다.
다만 한번 구축한 제조 AI를 끝까지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제조 데이터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피드백을 통해 현장에서의 장기적 활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제조 AI의 정확도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데이터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현장 작업자가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UI, UX를 단순화해야 한다”면서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양질의 데이터화 AI 모델을 구축한 뒤 이를 적용하고 관리하는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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