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조AI④]제조 AI,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http://pimg3.daara.co.kr/kidd/photo/2025/01/24/thumbs/thumb_520390_1737706341_60.jpg)
그런데 승현 씨는 최근 마음이 불편하다.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A사는 소리로 부품 교체시기를 구분하는 승현 씨의 노하우를 AI 모델에 담았다. 청진기와 비슷한 센서를 설치해 평상시 음향과 이상 음향을 판별했다. AI가 업무를 도우면서 승현 씨도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
#2 중소 제조기업 B사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공정의 폭발 위험성을 미리 감지하고자 했다. 평상시의 공정 데이터와 폭발 시점의 데이터를 비교하기 위해 열, 압력, 전압 등 다양한 센서를 설비에 부착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거쳤다.
이후 공정에서 작은 폭발이 발생했다. 데이터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할 차례였다. 그런데 웬걸, 폭발로 고열이 발생하면서 폭발 시점의 데이터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김일중 카이스트(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 교수(센터장)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한 중소 제조기업의 AI 도입 사례다. A사와 B사 모두 제조 AI 도입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소기업이 제조 AI를 도입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현장의 문제 찾기다. AI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모르면 시작부터 막히고, AI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도전하다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사례 속 A사와 B사의 차이를 가른 건 무엇이었을까.
제조 AI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김일중 교수는 AI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크게 기술 관점과 경영 관점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기술 관점에서 제조 AI가 잘 적용되는 분야는 ▲장비 이상 조기 탐지 ▲실시간 품질 관리 ▲실시간 품질 이상 탐지·진단 ▲장비 운영 최적화다.
김일중 교수는 “400여 중소기업에 제조 AI를 도입하면서 가장 많은 사례가 나왔던 분야”라면서 “중소기업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경영 관점에서 제조 AI의 목적은 ▲수요 예측 ▲재고 관리 ▲가격 최적화 ▲공급망 최적화 ▲제품 개발 등이다.
김 교수는 “기술적 관점과 경영적 관점은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작용하는 관계”라면서 “중소기업은 당장 기술 관점의 4가지 사례를 많이 바라보고, 향후 중견기업으로 확장하면 경영 관점까지 아울러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제조 AI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데이터를 구하기 어렵거나 데이터 수집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 제조 AI 도입이 힘들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중소 제조기업 B사의 사례를 보자. AI 모델로 폭발 위험성을 미리 감지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를 설치했지만, 고열로 폭발 시점의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면서 실패했다. 고온에 견딜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특수한 센서는 보통 가격이 비싸다.
김일중 교수는 “AI 도입 실패 사례는 다양하다”면서 “데이터 확보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외부 투자 없이 감당하기 힘든 경우, 데이터 자체를 수집하기 어려운 경우가 가장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제조하는 핵심 기술이 중소기업의 자체 기술이 아니거나, 외국 제품을 들여와 포장 등 일부 작업만 진행하는 경우에도 AI 도입이 어렵다.
김 교수는 “대기업은 전사적인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온전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해외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 AI 모델을 개발해도 결과적으로 지식재산권(IP)을 가진 기업에 도움을 주는 셈이고, 완제품의 특정 부분이 다른 회사 소유일 경우 데이터 습득이 어렵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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