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한국이 교육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노동시장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시장의 수요를 잘 반영하면서도 평생학습시대에 걸맞는 직업교육훈련 체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박영범 한성대학교 명예교수(前 한국직업능력연구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는 11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 출범식 및 제1차 국회세미나’ 자리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은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는 국가다. 2021년을 기준으로 학생 1인당 GDP 대비 공교육비 지출이 OECD 평균보다 높고, 2023년 기준 성인의 고등교육기관 이수율도 53.5%로 OECD 평균인 40.7%보다 약 13%p 높다.
박영범 교수는 “한국은 고등교육의 비율은 높은 반면 성인의 전체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다”면서 “교육은 많이 받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활용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개인이 갖춘 역량이 노동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도 꼬집었다. 박 교수는 “국내 노동시장은 학력이 높으면 임금도 올라가고 고용 가능성도 커지지만, 언어능력이나 수리능력 등 개인의 역량이 오르더라도 임금과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역량중심사회가 아닌 학력중심사회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역량이 올라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학습시대에 걸맞는 직업교육훈련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시장 진입 전에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의 중요도가 낮아지고, 생애에 걸친 직업훈련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범 교수는 “학력이나 연공이 아니라 역량으로 평가받는 노동시장을 구축해야 학습자 주도의 평생학습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