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는 뜨거운 폐열을 활용해 '꿈의 효율'로 불리는 차세대 수전해 시스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기효율 83% 이상을 달성해 청정수소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무탄소 대한민국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김영상 책임연구원팀은 20kW급 고온 고체산화물 수전해(SOEC) 시스템의 설계·운전·평가 전주기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최초로 3,000시간 연속 실증 운전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폐열 활용’에 있다. 약 700℃ 이상의 고온에서 스팀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고온 수전해 방식은 외부에서 200℃급 폐열을 끌어와 스팀을 생성하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 저온 수전해 방식 대비 전력 소비량을 약 15% 절감했다. 또 산업단지 폐열과 원자력·재생에너지의 저렴한 전기를 결합할 경우, 수소 생산 단가를 25% 이상 낮출 수 있음을 검증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국내 고온 수전해 연구를 셀·스택 단위를 넘어 시스템 단계까지 끌어올린 첫 사례다. 3천 시간의 장기 운전 동안 정전 등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어 성능을 입증하며 기술 신뢰성도 확보했다.
김영상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고효율·저비용 청정수소 생산이 가능한 고온 수전해 시스템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며 “활용되지 못했던 에너지를 연계해 효율을 높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