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 국내 제조 분야가 전반적으로 모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조선 산업만은 유독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미국이 중국 조선산업의 발전을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로 한국을 내세우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된 ‘K-조선’은 올해도 힘찬 항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의 이동헌 애널리스트는 ‘탈경쟁시대, 사이클의 폐막’이라는 보고서에서 2026년 조선업은 전통적 업황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2025년에는 발주량 둔화와 해운 운임 약세에도 불구하고, 고선가·고부가 선박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며 국내 3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신조선가지수는 2025년 말 180pt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 선가 역시 과거 저점 대비 35~40%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저선가 수주분 인도 종료와 후판가 하락, 환율 안정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익의 질이 달라졌고, 조선업은 이제 전통적 ‘사이클 산업’이 아닌 ‘공급망 인프라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특수선은 조선업의 제2성장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자국 조선 역량 한계로 동맹국 조선소 참여를 검토 중이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MSRA(미 해군 정비계약) 자격을 확보해 미 해군 정비·MRO 사업의 파트너로 부상했다.
특히, 특수선의 경우 단순 군수품 조달을 넘어 ‘전략동맹형 조선플랜트’로 진화하고 있다. LNG운반선 시장은 단기 조정 이후 구조적 성장의 초입기에 들어서 있다. 2025년 공급과잉으로 운임이 일시적으로 급락했지만, 미국의 LNG 수출 인프라 확충과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통상정책 변화가 2026년 발주 재개의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IMO 환경규제 강화로 저효율 구형선의 조기 퇴출이 가속화되면서 실질 가용 선복은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 조선사의 수혜는 압도적이다. 한국은 운항 중인 LNG 선의 90%를 건조했고, 글로벌 수주잔고의 70%를 점유한다.
한편,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전망에 대해 “일단 재고는 충분히 비축돼 있기 때문에 매출은 2025년만큼 나올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중소형 조선업체들의 경우 오히려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국과 관련된 사업의 경우 지난해 언급된 이후 올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것 외에 부처 차원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며 “오히려 선박 건조 협력 분야보다는 미국의 에너지 개발에 따른 선박의 추가 수주는 일정 부분 기대해 봄 직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