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이 단순 방산 수출을 넘어 한국과 독일의 '국가 대항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기 체계의 성능을 넘어선 ‘범정부 차원의 G2G(정부 간 계약) 협력 패키지’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용선 법무법인(유) 율촌 수석 전문위원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과거 핀란드 K9 자주포나 말레이시아 FA-50 수출 당시 G2G의 핵심이 품질 보증과 대응 구매였다면, 지금의 캐나다 사업은 차원이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2025년 3월 출범한 캐나다 마크 카니 정부는 “절대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경제와 안보를 결합한 새로운 동맹 관계를 모색 중이다. 최 위원은 “특히 1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수입할 때 100%에 달하는 절충교역을 요구하는 캐나다의 독특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G2G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는 이번 RFP(제안요청서) 제출 시 40% 이상의 구체적인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산 기술뿐만 아니라 캐나다 자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하는 G2G 차원의 약속을 요구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강력한 경쟁국인 독일은 이미 G2G 기반의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독일은 노르웨이와의 잠수함 사업을 캐나다까지 확장해 ‘북극 동맹’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이미 해군 전투 체계 분야에서 약 10억 달러 규모의 G2G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최 위원은 “독일은 캐나다가 원하는 답안지에 맞춰 에너지, 배터리, 핵심 광물 협력을 MOU 이상의 G2G급 협정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단순한 MOU 수준을 넘어 구속력 있는 G2G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무난한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 위원은 캐나다가 중시하는 ‘신흥 기술 분야’에서의 G2G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캐나다 텔레셋(Telesat)과의 저궤도 통신 위성 공동 투자 및 생산 ▲북극 항로 보안을 위한 에너지 인프라 연계형 사업 ▲핵심 광물의 제련과 단조를 아우르는 공급망 구축 등이 꼽혔다.
최 위원은 “캐나다는 한국전쟁 시절부터 뗄 수 없는 동맹 관계”라며 “이번 잠수함 사업을 단순한 무기 거래가 아닌, 한국과 캐나다가 함께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는 ‘G2G 협력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