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을 앞두고, 무기 성능을 넘어 ‘산업기술혜택(ITB)’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가치 제안이 수주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로 떠올랐다. 단순 수출이 아닌 캐나다 자국 산업 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하는 산업 협력 패키지가 본선 경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유형곤 (사)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캐나다 ITB 제도의 구조적 특성과 대응 과제를 제시했다.
캐나다는 1억 달러를 초과하는 조달 계약에 대해 계약 금액의 100%를 자국 산업에 재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주요국 중 이행 요구 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별 수출 기업 단독으로는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캐나다는 최근 2년간 19개 ITB 사업을 통해 약 24조 5천억 원(169억 달러)을 확보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5년간 확보한 전체 절충교역 실적(10억 2천600만 달러)의 10배를 넘는 규모다. 캐나다는 이를 통해 중소기업(전체 참여 기관의 61%)을 육성하고, AI·양자컴퓨팅·저궤도 위성 등 신기술 분야와 대학·연구기관(2024년 기준 56곳)까지 연계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한국 역시 잠수함 제안서에 AI, 우주, 학계 협력까지 아우르는 공동 연구·생산 중심의 산업 협력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상우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우리 잠수함은 이미 원양 작전 능력을 입증한 검증된 무기 체계”라며 경쟁력을 강조했다. 이어 “성능과 가격, 납기 부분은 이미 예선 격인 ‘쇼트리스트’ 진입으로 통과했다”며 “오는 3월 2일 제출할 제안서에서 캐나다 산업부와 외교부 등이 평가할 ‘산업협력 패키지’를 얼마나 내실 있게 구성하느냐가 본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현기 전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대통령실 산하 전담 조직과 대통령령 수준의 절충교역 규정이 마련돼야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수주를 넘어 30~40년 이상 지속 가능한 한·캐나다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장은 “민간 참여를 유도해 ‘코리아 원팀’ 차원의 상호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