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제주도에서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판매 가격을 담합한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제주주유소협회)와 제주농협·서귀포농협이 공정거래위원회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김현철 광주사무소장이 6일 부처 브리핑실에서 제주주유소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및 제주농협·서귀포농협이 판매 가격 유지에 적극 참가한 행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 19일부터 2024년 7월 10일까지 지역 내 가격 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담합을 주도했다. 제주도 주유소 운영사업자들로 구성된 사업자단체다. 회원 수는 2024년 기준 116개 업체다.
이 과정에서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유력 사업자인 제주농협·서귀포농협이 핵심 역할을 했다. 다음날 경질유 판매 가격을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에 공개하기 전 제주주유소협회에 미리 제공했고, 협회는 이를 기준가격으로 결정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문자 등으로 구성사업자들에게 통지·준수하게 했다.
또한 두 농협은 제주주유소협회와 합의해 인상·유지 등 경질유 가격을 결정했으며,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는 직접 모니터링해 협회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담합체계를 적극적으로 관리했다.
이번 행위의 배경을 살펴보면, 제주 지역 알뜰주유소(농협주유소)는 농협중앙회와 한국석유공사의 공동 입찰을 통해 경질유를 저렴하게 공급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았다. 일반 주유소들은 판매 위축을 막기 위해 농협의 판매 가격을 미리 파악하고자 했고, 제주농협·서귀포농협 역시 자신들보다 낮은 가격의 주유소가 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날 판매 가격을 사전에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제주주유소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천만 원을, 제주농협·서귀포농협에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0억 2천만 원(제주농협 9억 8천700만 원, 서귀포농협 10억 3천300만 원)을 부과했다.
김현철 광주사무소장은 “주유소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했다면 소비자가 누릴 수 있었던 편익과 이익을 심각하게 저해한 중대 법 위반 행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사업자단체의 금지 행위 제재를 넘어,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유력 사업자가 담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행위까지 엄중 처벌한 건으로, 주유소 업종에서는 최초 사례”라며 “향후 제주도 경질유 시장의 가격 경쟁이 촉진되고 민생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