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유류 공동구매…연 350억 절감
사업자로 GS칼텍스 선정…석유시장 경쟁촉진·가격인하 유도
중앙행정기관, 자자체 등 공공기관은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차량용 유류를 조달청을 통해 공급 받을 수 있게 됐다.
조달청은 공공부문 차량용 유류 공동구매 입찰에 GS칼텍스(주)와 SK네트웍스(주) 2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실시한 결과, GS칼텍스(주)(제휴카드사 신한카드)가 계약상대자로 선정되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공동구매 입찰은 저장시설이 없는 소량 구매기관의 차량용 유류 5억ℓ(휘발유 2.5억ℓ, 경유 2.5억ℓ), 금액으로는 약 9000억원에 해당된다. 이는 전국에 소재한 조달청 등록 4만 4000여 소량 구매기관의 전체 추정물량(21억ℓ)의 4/1 수준이다.
이번 공동구매는 공공부문의 구매력을 통합해 석유시장의 경쟁촉진과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에서 추진됐다.
공공부문은 연간 국내 석유시장의 7.7%를 차지하고 있으나,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해 정부의 가격협상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차량용 유류(주유소 방문 주유)를 별도의 계약절차 없이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개별 주유소에서 시가로 구매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GS칼텍스(주)와 협약된 주유소를 방문하여 신한카드(주)로 부터 발급받은 유류구매카드를 제시하면 현장에서 즉시 할인된 금액으로 공급 받을 수 있어 유가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 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공공부문 유류가격은 시중 주유소 판매가격 보다 1리터당(휘발유 2000원/ℓ 기준 시) 약 60원 정도 할인된다.
이외에 유류구매카드 이용금액의 일부가 포인트로 적립돼 해당기관이 돌려받게 돼 연간 약 35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은 9월말까지 유류구매카드 제작 및 발급, 시스템 개통에 필요한 사전 준비 작업 등을 마무리하고, 10월 초순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개시되면 조달청에 등록된 4만4천여 공공기관은 GS칼텍스(주)와 공공부문 공급협약을 체결한 전국 2099개 주유소를 통하여 공급 받을 수 있다.
계약체결 후에도 협약 주유소를 수시로 추가할 수 있어 연말까지 3000개 이상으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가 면단위 공공기관까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조달청은 이와 함께 유제품의 품질관리도 엄격하게 실시해 가짜석유가 발붙이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동구매 공급 협약주유소에 대해 정유사가 연2회 상 자가품질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조달청에 제출토록 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개로 수요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공인시험기관(한국석유관리원)에 시험을 의뢰하고, 조달청(품질관리단)도 기동점검반을 편성, 불시에 품질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품질하자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주유대금, 차량수리비 등 손해를 계약자인 정유사가 우선 배상하고, 해당 협약주유소는 즉시 공급협약을 해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한편, 조달청은 이번 계약에서 제외된 저장시설이 있는 대량수요 공공기관용 유류계약을 올 11월까지 마치고, 내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저장시설이 있는 대량수요 분은 정유사와 단가계약을 체결해 직도입하는 방식으로 입찰을 추진할 예정이며, 수요는 약 7억ℓ로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달청의 조치는 정유사간 경쟁을 조성해 국내 석유시장에 경쟁을 촉진해 그동안 지적돼 왔던 과점체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 공동구매분에 대한 낙찰가격 정보가 나라장터 등을 통해 공개돼 석유제품 시장에서의 정유 4사의 경쟁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 된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안 조달청 구매사업국장은 “공공부문 유류 공동구매가 국가 재정을 아끼려는 목적도 있지만, 소비자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미쳐 석유가격의 안정화를 통해 민생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크다”면서, “공공부문의 공동구매사업을 계기로 소비자단체 등 민간기관으로도 퍼져나가 석유시장 전반의 가격을 낮추는 지렛대로 활용될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