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대구 동구 봉무동에 있는 이시아폴리스는 아파트 건립 공사가 한창이고 산업시설용지와 상업용지에도 패션산업연구원과 대구텍스타일 콤플렉스, 어패럴 전문매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복합신도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시아폴리스가 걸어온 길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대구공항과 지묘동 택지개발 중간지점의 도심근교 들녘에 불과했던 동구 봉무동 지역은 이제 이시아폴리스라는 도심 복합신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해 가면서 불로동, 봉무동, 지묘동 일대가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국제학교와 섬유패션대학, 해서초등학교는 벌써부터 입주해 학생들로 북적인다.
대구지역 민자유치 1호 사업인 이시아폴리스 조성사업이 전국적인 성공모델로 인식되게 된 배경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특히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사업이 큰 무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입안 작업이 시작돼 2015년까지 봉무동 일대 117만 6천261㎡를 산업단지·복합상업단지·주거시설을 갖춘 미래형 복합신도시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시아폴리스 조성 사업은 수많은 국내 PF 사업장 중 유일하게 성공한 사업장으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부동산 개발 사업자들로부터 벤치마킹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시아폴리스가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이 부지는 원래 김대중 정부 당시 소위 밀라노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 일대를 패션과 어패럴이 집적화된 전문 단지로 만들기 위해 추진해 왔던 곳이다.
사업 초창기였던 2004년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사업추진을 개시해 봤지만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워지고 입주수요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간자본이 유치되지 않아 사업은 발목을 잡히는 듯 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시의회, 시민 등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해 개발계획을 일부 수정하고 민간투자 공모라는 제3섹터 방식으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의 투자를 이끌어 내면서 사업추진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2006년 사업자 선정과 사업협약 체결, 개발을 주도할 SPC를 설립하고 토지 보상을 거쳐 2008년 1월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됐다. 같은 해 섬유패션대학을 시작으로 용지공급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같은 해 말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부동산경기는 끝없이 추락했고 금융권의 대출규제는 강화되면서 국내기업의 신규투자가 사라져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따라서 용지분양도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공동주택도 일괄공급에서 4차례에 걸쳐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 변경이 이뤄졌고, 공급시기도 당초 계획보다 2년이나 늦어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시아폴리스의 현 주소는?
그러나 날로 증가되는 PF 대출이자와 금융비용 발생으로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었고, 미분양 물량이 속출되더라도 분양을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2009년부터 추락했던 부동산경기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었고 이 틈을 타 분양을 개시했고, 산업시설용지는 이미 분양이 마감됐다. 아직도 공장부지에 대한 문의는 꾸준하지만 더 이상 공급할 용지가 없다. 여기에는 이미 대다수 업체들이 건축을 완료하고 가동 중에 있다.
지역의 대표적인 패션업체인 (주)잉어를 비롯해 패션산업연구원, 젠텍스, 은홍섬유, (주)림스 등 2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특히 국책사업인 대구 텍스타일 콤플렉스도 지난 2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2014년에 준공 예정이다. 1만3천여㎡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될 대구 텍스타일 콤플렉스는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랜드마크로 조성될 예정이다.
상업용지의 분양률은 53%다. 지난해 4월 오픈한 롯데몰을 중심으로 주변 건물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영업 중에 있다. 잔여 부지도 설계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등 주변 개발도 한창이다.
특히, 라이프스타일센터에 자리 잡고 오픈 당일에만 4만여 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롯데몰은 내년 상반기 프리미엄급 브랜드를 유치해 입점하고 아울렛 전문 쇼핑 공간을 대구시민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유입인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주거용지는 지난 6월 4차 분양까지 마쳤다. 초기분양률이 50%만 나와도 성공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요즘에 80% 이상이라는 초기분양률을 보였고, 10월 말 기준 분양률을 살펴보면, 1차 단지(652세대)와 2차 단지(750세대)는 100% 분양이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말 분양에 들어간 3차 단지(1,686세대)도 95%가 분양됐다. 이 중 중소형으로 분류되는 구 26평형과 33평형은 100% 분양 마감이다.
최근에 분양한 4차 단지(774세대)도 초기분양률 70%를 넘어섰고, 10월말 기준 93%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최초 분양한 1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었다. 순차적으로 입주가 완료되는 2014년이면 공동주택에만 입주민이 1만5천 여 명이나 될 것이다.
◇이시아폴리스의 이러한 성공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이처럼 용지분양률은 물론 공동주택까지 분양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를 살펴보면 주변 시세보다 다소 저렴한 분양가와 팔공산, 금호강과 단산지를 잇는 자연경관, 대구공항과 국제학교 등 편리한 인프라 덕분은 있지만 무엇보다 수익성 보다는 공공성에 무게를 둔 대구시의 개발 방안과 각종 인.허가는 물론 교통, 환경, 재해 등 각종 영향 평가 과정에 수많은 어려움과 난제들을 해결해 주기 위해 헌신적으로 뛰어준 관련 공무원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정 처리 및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다 사업 시행자로서 영리와 수익을 과감히 포기한 이시아폴리스와 사업주간사인 포스코건설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력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이시아폴리스의 남은 과제는?
이시아폴리스는 부지조성공사 준공에 이어 잘 정리된 땅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도시개발의 가속도를 한눈에 보여준다. 또한 왕복 10차선의 팔공로 한가운데에는 경관육교가 자리 잡아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곳의 유동인구는 섬유패션대학교와 국제학교 해서초등학교, 신설초등학교 학생 및 교직원들 숫자까지 더하면 평일에는 2∼3만여 명, 주말에는 롯데몰과 CGV 영화관 방문객들로 인해 6만 명이 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초 이시아폴리스의 서쪽과 북쪽으로 접한 금호강 강변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시내방향에서의 접근성이 훨씬 수월해졌으나, 팔공산과 불로동 방면에서 시내방향으로 금호강을 건너갈 수 있는 교량은 아양교와 공항교로 한정되어 있어 산업시설용지에 입주한 공장들이 100%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이 일대의 교통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천 동로 종점과 검단동 연결교량 및 이시아폴리스를 잇는 도로를 서둘러 착공해 이 지역 교통난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아직 남아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민간투자를 통해 제3섹터 방식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전국의 대표적인 민관협력의 성공사례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 사업이 완료되면 봉무동에 새로운 복합신도시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