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개발로 여기저기 매각된 부지들 사이로 오롯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에어 드라이기 전문 제조업체 (주)한영유체(대표 김형진). 22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영유체는 국내 에어 드라이어의 변천사를 대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업이다.
1984년 청계천에서 수입 청정에어 시스템 판매로 시작한 한영유체는 국내 에어 드라이어 제작 업체 중 보기 드물게 전 품목에 대한 제조 공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내실 있는 기업이다.
특히, 한영유체는 국내 에어 드라이어 시장이 수입에 의존하던 시기인 1992년, 국내산 에어 드라이어를 개발·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때 개발된 한영유체의 에어 드라이어는 국산화 1호라고 김형진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는 “수입제품을 판매하면서 주 수입품인 미국 제품을 보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수입업체에 대한 로비에 열을 올리면서 정작 제품 수요자인 국내 고객에게는 홀대 하는 현실이 못마땅했다”며 “값싸고 좋은 제품을 국내에 공급한다는 책임감으로 국산화에 착수했다”고 제품개발 동기에 대해 설명했다.
처음 국내에 국산 에어 드라이어를 출시했을 당시 분위기는 암담했다고 한다. 대부분 수입제품이 주를 이루던 시기여서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국내 고객들이 수입제품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국산제품에 대해서는 잘 사용하다가도 고장이 나면 ‘역시 국산은 안돼’라는 말로 폄하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한영유체는 국산화에 성공도 빨랐지만 해외 수출에 대한 시장 확보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1996년부터 해외 시장개척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 한영유체를 알리기 시작했다. 해외 전시회 참가로 한영유체는 “제품 디자인에 대한 안목과 욕심을 내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수출은 걸음마 단계라고 한다.
해외에서 아직까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이 문제 실례로 동남아 한 국가에서는 무조건 일본제품보다 한국제품이 싸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국가 인지도 문제는 한영유체와 같은 중소기업에게는 커다란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DHY 청도유한공사 설립
지난 2003년에는 우수한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자체 공장을 설립했다. 에어 드라이어 업체로는 최초로 중국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중국에 설립한 DHY(Dryer Han Young) 청도유한공사는 국내 임원 4명, 현지 근로자 40여명을 고용하며 국내에 비해도 결코 작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장 가동은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영유체는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지는 시기임을 강조하며, 향후 3년간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서두르지 않는 정도(正道)경영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한영유체는 올 한해가 어느 해보다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전체 매출에서 해외 수출 비중을 한층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진출 1호인 에어 드라이어 업체로써 시험대에 오른 만큼, 이제껏 지켜온 정도(正道)경영을 바탕으로 한영유체의 이니셜 DHY가 해외에서도 그 이름을 드높일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미디어다아라 고정태 기자(jazzful@daa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