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직무정지 중징계 결정 내려져
징계 시 4년간 임원 불가 꼬리표, KB 회장직 퇴진압력 거세질 듯
징계 여부에 관한 논란이 있어오던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에 투자해 거액의 손실을 입힌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사실상 직무정지 상당이라는 수위로 징계가 마무리됐다.
4일 속개된 금감원 주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황 회장의 거취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의위원회는 어제 오후 2시 반부터 자정까지 이어져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 결정이 예상됐으나, 황 회장측의 강력 반발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재심의위원회가 속개 시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 방침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최종 징계 확정까지는 빠르면 다음 주 정례회의 의결이 남아있지만 금감원의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정지 상당이 사실화 되더라도 과거 우리은행장 재임 시절에 대한 제재이기 때문에 황 회장의 현재 KB금융지주 회장직 유지에는 문제가 없으나, 향후 4년간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따라붙기 때문에 2011년 9월에 3년 임기가 끝나면 연임이 불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징계는 황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집행했던 투자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 때문으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우리은행은 파생상품에 15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해 투자액의 90%인 1조 6,2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손실에 의한 책임에 대해 황 회장 측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당시 투자는 부행장 전결의 적법한 투자였으며, 황 회장의 후임 은행장이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있었다는 주장으로 반박론을 펼쳤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다음주 중으로 투자손실과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징계 여부나 수위엔 변함이 없을 것임을 밝혔다.
사태가 징계 사실화 방향으로 기울고 있어 황 회장은 KB 금융지주 회장직에서도 거센 퇴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황영기 회장 징계에 관해 금융계는 CEO에게 투자에 대한 사후 책임까지 물으면 소신 있는 경영활동 보다는 책임 회피 풍토가 만연할 수 있다며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복 기자 asura@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