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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th PGA CHAMPION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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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th PGA CHAMPIONSHIP

기사입력 2010-03-19 14: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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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스포츠 세계에서는 항상 뜻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PGA 챔피언십에서도 각본 없는 드라마 한편이 펼쳐졌다. 각본을 쓴다고 해도 이보다 더 극적일 수는 없다. ‘바람의 아들’ 양용은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아시아 최초의 메이저 대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세계는 지금 ‘양용은 신드롬’에 빠져있다.

91th PGA CHAMPIONSHIP
우승 확정 후, 포효하고 있는 양용은
지난 17 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채스카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장(파72·767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91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7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워너메이커 트로피’의 영광스러운 주인공이 됐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 대회 챔피언 탄생이다. 2000년 최경주가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멤버가 된지 10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양용은의 세계랭킹은 종전 110위에서 무려 74계단이나 뛰어 오르며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우승상금 135만 달러를 보태며 시즌 상금 322만 941달러로 시즌 상금 랭킹에서도 9위에 오르며 명실 공히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선두에 2타차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양용은은 6언더파로 타이거 우즈(34?미국)와 공동 선두를 달리던 14번 홀에서 찾아온 역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티샷을 그린 앞까지 보낸 뒤 두 번째 친 칩샷이 홀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면서 그림 같은 이글이 터졌다. 이후 우즈는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하며 자멸했다. 양용은은 마지막 18번 홀을 과감한 세컨드 샷과 정확한 버디 퍼트로 마무리 지으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자축했다.

‘타이거 헌터’ 납시오

누가 ‘황제’의 승리를 의심했을까. 우즈는 이번 대회 전까지 선두로 출발한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4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PGA의 절대 강자였다. 선두로 출발한 50차례 대회 중 우승을 내준 것이 고작 3번뿐일 정도로 ‘역전패’란 단어는 우즈의 사전에는 없는 단어였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는 항상 강렬한 붉은 셔츠를 입고 나와 ‘빨간 셔츠의 공포’라는 징크스까지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91th PGA CHAMPIONSHIP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
하지만 양용은은 ‘타이거 헌터’였다. 양용은은 우즈와 챔피언조로 함께 라운딩을 펼치며 처음으로 마지막 라운드 역전패를 안긴 주인공이 됐다. 2006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즈를 제물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양용은은 시종일관 당당한 플레이로 우즈를 압도했다.

양용은의 저돌적인 공세 앞에서 ‘골프 황제’ 우즈는 3타를 잃으며, 2타를 줄인 양용은에 3타차로 역전당하며 황제의 자존심을 구겼다. 양용은이 마지막 홀 버디퍼트를 성공시킨 후,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우즈는 파 퍼트마저 실패하며 남아있는 자존심마저 지키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첫 역전패는 물론 최근 9년 간 2타차 선두로 나선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던 대기록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외신들은 양용은의 우승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한국인 최초의 PGA 메이저 대회 우승자일 뿐 아니라,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의 주인공”이라며 극찬했다. 양용은의 제물이 된 우즈도 “양용은은 시종일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정말굉장한 선수”라고 칭찬하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얄미운 사람’, 그대 이름은 우즈

승률 100%였다. 지금껏 4라운드를 1위로 시작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단 한 차례도 놓친 적이 없었던 골프 황제.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3일 내리 단독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우즈의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인 듯 했다.

그러나 우즈는 마지막 날 2타 차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양용은에게 무릎을 꿇었다. 3주 연속 우승의 좌절과 함께 프로 데뷔 5번째로 메이저대회 무관의 해를 보내게 됐다. “챔피언십 우승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퍼팅은 그렇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한 우즈는 4라운드에서만 33퍼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그의 4라운드 최다 퍼트 기록이다.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승을 놓친 우즈는 마지막 순간에도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이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일반적으로 골프대회의 마지막 순간은 항상 챔피언의 샷으로 마무리된다. 동반자들이 먼저 경기를 마친 후, 챔피언이 확정된 선수가 마지막 퍼트를 한다. 이것이 바로 ‘챔피언 퍼트’이다. 우승 순간 챔피언이 갤러리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 챔피언에 대한 예우이다.

그러나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에 대한 예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 퍼트의 주인공은 우승자 양용은이 아닌, 타이거 우즈였다. 물론 챔피언 퍼트란 것이 정해진 규칙은 아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 14회를 포함하여 PGA 투어에서만 70승을 올린 챔피언 조의 단골손님 우즈가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양용은의 멋진 챔피언 퍼트를 고대하던 국내 팬들에게 이날만큼은 ‘황제’ 우즈도 그저 ‘얄미운 사람’이었다.

깨어나라! 대한의 아들들이여!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양용은을 제외한 한국선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인으로는 메이저 대회 우승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최경주는 최종라운드서 1타를 더 잃으며 3오버파 291타 공동 24위에 그치며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다른 한국선수들의 성적은 더욱 뒤쳐졌다. 특히 마지막 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성적은 안 좋았다. 나상욱이 합계 6오버파 공동 43위, 앤서니 김은 최종 라운드에서 5오버파를 기록하며 합계 7오버파 공동 51위, 위창수가 합계 8오버파로 공동 56위에 머무르며 국내 골프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고, 최경주와 앤서니 김 등은 최근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 컸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는 끝이 났지 만 양용은의 우승을 자극제 삼아 심기일전 하여 앞으로 남은 PGA 투어 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기대하며 경제난으로 힘든 국민에게 큰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PHOTO FURNISH·테일러메이드코리아, 나이키골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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