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미국프로골프투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프로골퍼들에게 ‘꿈의 무대’다. 그러나 PGA무대에 나서기 위해선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지’만큼 힘든 Q스쿨을 통과해야 한다. 6일간 108홀 ‘지옥의 레이스’, 1000여명 골프천재 중 단 25명만 선발하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치열한 전쟁 속을 들여다보자.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선수들은 힘든 관문을 통과해야만 하는 Q스쿨을 선택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관문을 통과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 상금 수익만 해도 확연히 달라진다. 2010시즌 PGA 2부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상금 1위인 제이미 러브마크의 올 시즌 상금액은 45만2000달러. 그러나 이번 시즌 PGA투어에서 활약한 250여명의 선수 가운데 50만 달러 이상을 획득한 선수는 무려 157명이다.
물론 Q스쿨을 거치지 않고 PGA투어에 합류하는 방법도 있다. 스폰서 초청이나 대회 월요예선을거쳐 출전한 뒤 우승하는 것이다. 사실 타이거우즈 1996년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라스베이거스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해 곧바로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스폰서 초청도 어렵고, 월요예선 역시 PGA투어 선수들과의 경쟁이기 때문에 PGA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에 합류를 해야지만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Dreams come ture!
체력과 정신력이 모두 필요하기에 ‘지옥의 레이스’라는 명칭이 붙여진 Q스쿨은 최종 공동 25위 안에 들면 다음해 미PGA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골프 사상 처음으로 두 명이 통과하는 등 총 29명이 4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내년 투어 카드를 받았다.
Q스쿨에는 상금도 걸려있다. 1등으로 합격한 선수에게는 5만 달러, 2위 4만 달러, 나머지 공동 25위까지는 2만5000달러를 받는다. 물론 참가자들은 1차 예선에 4500달러, 2차 예선 4000달러, 결승전은 3500달러의 참가비를 지급해야 한다. 투어 카드는 루키들에게 미PGA투어 한 시즌을 뛸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루키 시즌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다음해 출전 자격을 박탈당한다. 뿐만 아니라 재수는 기본, 삼수는 필수다.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도 Q스쿨의 재수와 3수를 거쳐 미PGA 투어 프로가 됐다. 최경주는 1999년 Q스쿨에 나가 첫 출전권을 얻었지만 이듬해 성적이 좋지 않아 다시 Q스쿨에 응시해야 했다. 양용은은 3수생이다. 2006년 Q스쿨 낙방한 뒤 2007년에 합격했지만 2008년 루키 시즌에 상금 157위로 투어 카드를 잃어 다시 Q스쿨을 치러야 했으며, 위창수도 2004년, 2006년 두 차례나 응시한 후 Q스쿨의 멤버가 될 수 있었다.
한편 미국의 골프신동 타이 트라이언은 9년이 넘는 시간동안 Q스쿨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트라이언은 9년 전인 2001년 역대 최연소인 17세의 나이로 미국프로골프투어 Q스쿨 최종전에 진출했던 선수다. 이미 혼다클래식 등 초청경기를 통해 300야드를 넘는 장거리포와 나이에 걸맞지 않는 신기의 숏게임을 과시하며 ‘제2의 타이거 우즈’로 유명세를 높였던 때였다. 뿐만 아니라 캘러웨이와는 스폰서 계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트라이언은 Q스쿨이라는 좁은 문을 결국 통과하지 못했다. 투어카드만 확보하면 월드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지만 제동이 걸리면서 이후에는 아시아와 호주 등 미니투어를 전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트라이언의 도전은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가든의 오렌지 카운티내셔널골프장에서 끝난 Q스쿨 최종전 성적은 공동 114위. 2부 투어 네이션와이 등 투어에서도 뛸 수 없는 초라한 성적이지만 트라이언은 여기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억대 연봉을 꿈꿀 수 있는 Q스쿨?!
전 세계 선수들이 재수, 3수를 거쳐 계속 낙방하고도 Q스쿨에 도전하는 이유는 억대 연봉자의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소득은 대회에서 받는 상금과 스폰서금액이다. 국내 골프대회에 비해 인기가 더 높은 미PGA투어는 상금 또한 그 배 이상이다. 더욱이 국제 대회인 만큼 스폰서 계약도 늘게 된다.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스폰서와 연봉 계약을 하면서 별도로 보너스 계약을 하는데 여기에는 ‘5-3-2’ 법칙을 따른다. 우승했을 때 상금의 50%, 톱 5안에 들면 30%, 톱 10에 들면 20%를 받는 것이다.
PGA투어 2010 시즌 상금랭킹 100위인 미국의 DA 포인츠는 올해 97만5453달러를 벌어들었다. 우리 돈으로 10억 원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상금랭킹 1위 어니엘스는 565만2075달러를 쓸어 담았다. 반면 올해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1위인 김대현은 14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은 4억 2441만원이다. PGA투어에선 상금랭킹 183위인 제인 월리엄슨이 40만4498달러로 김대현과 비슷한 상금을 받았다. 올해 18개 대회를 치린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투어프로인 최저생계비 기준이라고 하는 1억 원 이상 상금을 획득하는 선수는 22명에 불과하다. 특히 상금 100위로 내려가면 875만원밖에 되지 않아 대회 출전비도 턱없이 모자란다.
2000년 PGA투어에 데뷔한 최경주는 올해 우승 없이도 233만3462달러 상금랭킹 37위에 올랐고, 사금랭킹 72위인 양용은도 140만6976달러나 된다. 그렇기에 국내 선수들이 PGA투어 진출을 소망하며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프로는 상금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두 영건, 세계를 향해 비상하다 한국골프계에 경사가 났다. 지난달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윈터가든의 오렌지카운티내셔널C.C.에서 PGA투어 출전권을 위한 대회가 막을 내렸다. 김비오와 강성훈은 각 6라운드 합계 12언더 417타와 11언더 418타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엿새간 펼쳐진 ‘지옥의 레이스’에서 공동 11위와 16위를 기록하며 2011년도 PGA투어 카드를 거머쥐게 된 셈이다.
2008년 한국·일본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석권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내며 ‘슈퍼루키 접고 올해 한국 무대로 돌아온 김비오는 지난해 8월 조니워커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을 장식했다. 이어 10월 한국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는 등 안정된 성적을 올렸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Q스쿨에 도전해서 PGA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한편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성훈은 프로로 전향한 2007년’로 불렸던 김비오는 초기 프로무대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다. 그는 일본에서 조건부 출전권을 받아 많은 대회에 참여를 받았지만 실수도 많이 했다. 일본 생활을부터 끈질기게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려 Q스쿨 도전 삼년 만에 꿈을 이뤘다.
이로써 2011시즌 PGA무대에서는 두 젊은 영건과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가 함께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를 향한 5명 선수의 힘찬 날갯짓에서 2011시즌 세계랭킹 1위는 이들에게서 나왔으면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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