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자사가 만든 첫 구글 레퍼런스(기준)폰인 ‘넥서스 4’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LG전자가 최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구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넥서스 4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것.
넥서스 4는 안드로이드 4.2 젤리빈 운영체제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유저들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특히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스냅 드래곤 S4 프로)를 탑재했고 1280X768 해상도 4.7인치 LCD 디스플레이와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채택하는 등 현존 스마트폰 중 최고의 스펙을 자랑한다. 2GB RAM과 2100mAh 용량의 배터리까지 갖춰 최근 LG전자의 야심작인 ‘옵티머스G’와 비교해 카메라 화소와 LTE 지원 등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운영체제는 옵티머스G의 ‘아이스크림샌드위치(안드로이드 4.0)’보다 오히려 앞서며 구글 최신 서비스에 최적화해 소프트웨어 역시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 또한 매력이다. 약정 없이 8GB 모델은 299달러, 16GB 모델은 349달러에 책정돼 옵티머스G 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현재 해외언론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넥서스4는 LG전자와 구글과의 첫 합작품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술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작 국내 기업이 만든 제품을 국내 유저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된 것은 제조사인 LG전자가 옵티머스G의 판매를 우려한 점과 LTE망 구축에 많은 비용을 들인 통신사들이 굳이 수익성이 낮은 3G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넥서스4의 국내 출시는 제조사나 통신사 모두에게 수익성 면에서 반길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국내 제조사와 통신사가 해외의 좋은 폰들을 아예 출시 안하거나 불리한 약정으로 시장을 왜곡하고 사용자들에게 과다한 이익을 취하는 것 같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저가의 좋은 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넥서스4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만드는 태블릿 PC ‘넥서스10’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미 다양한 태블릿 PC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 역시 넥서스 10의 판매에 나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넥서스4는 오는 13일부터 한국을 제외한 30여 개 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