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가 출품업체 측에서는 실질적인 고객사와의 만남의 장이 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또 전시회 기간 내보다는 전시회를 마감한 이후 해당업체와의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향후 전시회에 거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시회 기간 동안 기존 무료 및 실비만 받고 진행됐던 행태를 탈피,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내용으로 구성된 유료 세미나를 기획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한 전시회 부대행사로 전락했던 세미나가 진정한 기술과 정보 전달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전시회 수준 또한 향상시키고자 했던 점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세미나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업체들과 치열한 연구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이 관련 업계의 최신 기술과 동향에 대한 니즈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KOPLAS를 주최한 한국이앤엑스 측은 “해외 바이어 유치 확대 및 보다 성공적인 전시회 개최를 위해 금형조합 등과의 협업에 대한 니즈가 맞아 올해 공동으로 개최했다”며
“전시회 마감 이후 상세한 사항은 집계 중이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이번 전시회의 성공적인 개최로 2년 후에도 ‘코로케이션(Co-Location)’ 형태의 전시회가 개최될 전망이다. 그러나 연관 전시회를 통해 행사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해 ‘볼 것이 많아진다’고 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있는 반면 단순히 ‘전시회 볼륨만을 키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 전시회와 비교해 약 10배 규모에 이른다는 ‘차이나플라스’ 등의 해외 전시회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 전시회로 발길을 돌리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전시회 규모만 키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동 전시회 개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전시회 공동 주최를 기획하며 주최 측에서 강조했던 ‘시너지’ 효과는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고질적 문제도 남아있다.
오프라인 한계성 벗어나지 못하는 산업전시회
최근 정부의 전시산업의 대규모화,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많은 단위전시회들이 통합 개최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올해 하반기 예정돼 있는 ‘한국기계산업대전’이 대표적인 예이다.
각 전시 주관사들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이번 3대 전시회의 공동 개최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부합하면서도 각 산업의 연관성과 유사성을 고려해 3개 전시회를 통합 개최함으로써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실제 역대 최대 규모와 참관객수 등 높은 전시효과를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어 숫자만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참관객의 전시회 방문목적이나 각 단위 전시회별 참관객수의 집계 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3대 전시회의 통합 전시는 과연 성공적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INTERMOLD KOREA와 KOPLAS의 경우 산업적으로 연관성이 높고 일부 기업은 중복 참가할 필요가 없어 경제 효율적이라는 면에서 이점을 갖게 됐지만, HARFKO의 경우 주최 측의 설명처럼 단순히 수요산업 중 하나라고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외형 부풀리기에 불과한 전시회의 통합 개최는 분명 지양돼야 할 점이다. 특히 HARFKO는 전시일정이 두 전시회보다 하루 짧아 전시 마지막 날은 칸막이를 친 채 전시회가 진행되는 모습이었고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참관객들은 3개 전시회를 모두 둘러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는 점도 주관사에서는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IT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에서 유난히 전시산업은 오프라인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점 또한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비단 이번 전시회뿐 아니라 국내의 모든 산업전시회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관련 전시회가 개최되지 않을 때에는 기업이나 제품 정보를 구하고 싶을 때는 일일이 각 회사에 문의를 하는 것이 통상화돼 있다.
주관사에서 이러한 점에 착안해 오프라인 전시회와 병행해 일년 내내 온라인상으로 출품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전시 홍보효과는 물론 참가기업의 전시효과도 지속돼 참가기업의 만족도는 물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장으로서도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온라인 장점 살린 전시회 활성화 ‘절실’
업계 종사자들은 오프라인 전시회의 한계성을 지적하면서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는 온라인 공간으로까지 전시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업체들의 요구는 그동안 관련 산업전을 개최할 때마다 업체들 사이에 회자되곤 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온라인 전시회가 활성화 돼 있는 산업기계장비 B2B 1위인 ‘다아라기계장터’는 지난 2004년 12월 국제 친환경 엑스포 사이버 전시회 오픈을 시작으로, ‘세미콘코리아’, ‘국제자동화종합전’(2005, 2008), ‘국제환경기술전’(2005), ‘한국국제포장기자재전’(2005, 2006), ‘한국기계산업대전’(2005, 2007, 2009) 등 주요 산업 전시회를 직접 참관, 업체들의 편의 차원에서 온라인 전시회를 무료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Seoulpack 2012’을 필두로 올해 3대 자본재 전시회와 5월 열리는 ‘BUTECH 2013’까지 감안하면, 수십 개 전시회가 이미 온라인상에서 가동 중이다.
온라인전시회의 매력은 국내서 개최된 전시회를 가상공간에 재현해 놓은 것으로 관련 종사자 뿐 아니라 누구나 관심 있는 물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뿐만 아니라 출품업체와의 필요한 업무를 인터넷상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온라인 마케팅상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어 큰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전시회 참가 업체들은 한시적이라는 특성을 띠고 있는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회도 병행해야 함에도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대흐름에 역행하는게 아니냐는 이견도 제기했다.
이 같은 요구에 산업마케팅은 이번 전시기간 동안 4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출품기업 및 제품의 정보를 수집, 생생한 사진과 함께 웹사이트(http://exhi.daara.co.kr)를 통해 공개한다.
산업마케팅 김영환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산업 전문전시회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스마트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전시관람 문화를 정착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전시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
일각에서는 전시회 주최 측도 ‘국내외 경기 여건’을 감안해 현장 종사자들의 살아있는 소리를 귀담아 듣고, 필요하다면 벤치마킹을 통해서라도 침체된 산업을 부흥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출기 제조업체 C사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대외적 차원에서도 온·오프라인 전시회는 같이 갈 필요가 있다”며 “지금처럼 오프라인에 치중하다 보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
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일부 산업계 종사자들은 모바일 4천만 시대를 맞아 이제 기존 오프라인 전시회도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간파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시회에 거는 기대치가 어느 때 보다 높아진만큼 이에 부응하기 위해 온라인 전시회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인식, 시대 변천에 따른 변화에 나설때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