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다른 성질을 가진 물질들을 붙일 수 있는 풀과 같은 접착제 역할을 하는 무기물 나노입자를 이용해 높은 열과 에너지를 가하지 않고도 세라믹 광전극을 저온(150℃ 이하)에서 제작할 수 있는 플렉서블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문길주)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연구팀은 ‘저온에서도 제작이 가능하고, 투명하면서도 휘어지는 플라스틱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원리와 나노기술을 이용해 투명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미학적으로도 훌륭한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450℃ 이상의 고온에서 굽는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광전극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광전극 입자들을 연결시켜야 하는 데, 이때 고온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치 진흙으로 벽돌이나 도자기를 제작하기 위해 고온에서 굽는 열처리 과정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기존 기술을 이용해 휘어지는 플렉서블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열에 약한 플라스틱 기판 대신 무겁고 불투명한 금속 기판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고온의 열처리 공정 대신 무기물 나노풀 입자 (Nanoglue)을 이용해 저온에서도 기존의 광전극 입자를 서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세라믹 광전극 입자와 무기 나노풀 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수산화기 반응기에 주목해 이들간 화학적 결합을 유도해 서로 잘 연결된 광전극을 형성시켰다.
나노풀 입자를 이용하면 전자 전달속도가 빨라져서 기존 대비 약 20%의 효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풀입자를 이용한 저온공정 태양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8% 이상의 고효율 플라스틱 염료감응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고민재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나노 풀입자를 이용하면 높은 열과 많은 에너지를 가하지 않고도 플라스틱 기판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값싸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화를 앞두고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응용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기술 분야 권위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지 6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