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최근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이하 금형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금형 수출은 총 26억7582만 달러, 수입은 1억6,440만 달러로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25억1,141만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역수지의 경우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2012년보다 6.4% 증가해 엔저 현상 등과 같은 세계경제 위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금형산업은 선전했다.
엔저 불구, 수출 및 무역수지 모두 증가
지난해 우리나라 최대의 금형수출국은 일본이었다.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흑자국인 일본은 금형 수출 국가별 통계에서 4억5,180만 달러로 2010년 금형 수출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3년 연속 1위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대일(對日)수출은 2012년 대비 기타금형만이 11.6% 증가했으며, 플라스틱금형, 프레스금형, 다이캐스팅금형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엔저 현상 등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돼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본으로의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25억 달러 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한 데에는 국내 금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오랜 기간 지속된 내수경기 위축을 해외시장 진출로 돌파하려는 노력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또 바이어와의 상호 신뢰와 지속적인 거래가 중요한 금형산업의 특수한 상황에서 국내 금형업계는 수익성 감소를 겪으면서도 수출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중국 연간 수출 4억 달러 넘어
국가별 금형 수출을 살펴보면 일본이 4억5,180만 달러(16.9%)로 최대 수출국의 자리를 굳건히 했고, 중국이 4억2,593만 달러(15.9%)로 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국가별 수출이 지난해 이어 지난해 4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 대미(對美) 수출이 정체되는 와중에서 대인(對印) 수출이 대폭 증가해 제3수출국으로 부상한 것도 눈에 뛴다. 인도는 2012년 1억7,066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2,281만 달러(8.3%)로 30.5% 증가하며 3위로 올라섰다. 수출 품목을 살펴보면 기타금형 및 다이캐스팅금형은 다소 감소한 반면, 플라스틱금형 23.1%, 프레스금형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과거 일본과 중국, 미국 등에 편중돼 있던 수출대상국은 어느 국가도 20%를 상회하지 않을 만큼 고르게 분포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전통적인 최대 교역국인 일본의 엔저 현상 등 세계경제 위축 속에 국내 금형업체들이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에 러시아, 멕시코, 베트남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수출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로의 수출이 모든 품목에서 큰 증가율을 보여 지난해 국내 금형 수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플라스틱·기타 금형 수출 큰 폭 증가
전체 수출 실적 품목별로는 플라스틱금형과 기타금형 수출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해 금형 수출에서 57.9%의 비중을 차지하는 플라스틱금형은 6.2% 증가했고 기타금형도 28.5%의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10년 단일품목으로는 처음으로 10억 달러 수출을 돌파한 플라스틱금형은 지난해 15억4,984만 달러 수출, 14억7,475만 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함으로써 국내 금형 수출 및 무역수지 흑자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국가별로는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가 21.9%에서 12.5%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수출 다변화가 이뤄졌다.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고른 비중을 나타낸 가운데 러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비중은 상승했다.
프레스금형 수출에서는 기존 주요 교역대상국인 중국, 미국을 대신해 인도와 브라질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7억8,978만 달러를 기록하며 2.6% 증가했다. 다이캐스팅금형도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각각 36.7%, 91.9%의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1억4,341만 달러를 달성, 전체적으로 3.8%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편, 금형 품목별 수출비중은 2007년 대비해 변화한 모습을 보였는데 전체 수출 대비 프레스금형의 비중은 27.4%에서 29.5%로 상승한 반면, 플라스틱금형은 59%에서 57.9%로 하락했다.
금형 수입 전년 대비 8.4% 증가
지난해 국내 금형 수입은 1억6,440만 달러로 2012년 1억5,171만 달러와 비교했을 때8.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중국 7,377만 달러, 일본 3,411만 달러로 국내 금형 수입량의 65.7%를 차지했으며, 덴마크 1,335만 달러, 독일 805만 달러, 스위스 658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이전까지 금형 수입량이 미미했던 덴마크와 베트남에서의 수입량이 대폭 증가했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국내 수입시장을 잠식해온 중금 금형은 전년 대비 6.7% 수입 증가세를 보이는 등 국내 금형 수입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대중 수입이 늘어난 것은 국내 경기 역시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국가의 금형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기인한 것으로, 향후에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2012년 보다 플라스틱금형이 9.8%, 다이캐스팅금형과 기타금형은 각각 32.7%, 30.2%씩 증가한 모습을 보였으며 프레스금형은 3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금형 수입의 45.7%를 차지하는 플라스틱금형은 7,508만 달러, 12.3% 비중을 차지하는 프레스금형은 2,018만 달러 수입을 기록했다.
멕시코, 러시아 등 신흥시장 교역 증가
유럽으로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와 엔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금형산업은 2012년에 이어 사상 최대 수출 및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향후 금형 업계는 주요 교역국인 일본과 중국 의존도를 꾸준히 낮추면서 수출다변화를 모색해 특정국가의 경기 위축에 따른 영향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러시아, ASEAN 등 신흥시장 비중은 커지고 이와 함께 수출이 늘어난 ASEAN 국가와의 교역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에서도 상위 10개국에 대한 의존도가 2008년 대비 12.8% 상승했는데 이는 중국, ASEAN 등 저가 금형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경기 둔화에 따라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이들 국가의 금형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금형 업계, 올해 내수 및 수출 상반된 전망 내놔
한편, 금형조합이 지난 1월 3일부터 13일까지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2013년 금형산업 현황과 2014년 경기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해 금형산업 전망에 대해 응답사(85개사)의 51.8%가 하락할 것으로 답해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으며, 7.6%가 다소 증가, 48.3%가 다소 감소, 3.5%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판매 및 수출 실적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우선 국내 판매 실적은 응답사의 45%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수출의 경우 38.5%가 증가, 27.7%가 감소할 것으로 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국내 수요 시장의 문제점과 수출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대비되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수요 시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업의 금형가격 인하 요구, 금형업체간 수주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 시장은 2013년 금형 수출이 사상 최초로 25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해 업체별로 내수 또는 수출 위주냐에 따라 전망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올해 금형 업계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해외수요 증가가 42.2%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다음은 개발물량 출하 대기 24.6%, 국내 수요 증가 기대 13%, 가격경쟁력 향상 10.1%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금형 업계 성장을 위한 추진 계획으로는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큰 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사의 40%가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신규 금형업체 확보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답했으며, 국내 판로 개척 역시 37.6%로 나타나 국내외 마케팅 및 영업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형산업을 이끌어 갈 주요 산업으로는 4년 연속 국내 금형산업의 생산 증대를 이끌어 온 자동차산업이 40.5%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휴대폰산업 27.8%, 가전산업 13.9%, 디스플레산업 7.6%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전까지 호황을 누렸던 가전산업은 23.7%가 올해 가장 악화될 산업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