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무협 북경지부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대 중국 수출기업들의 내수 유통망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양적으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시장 공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다. 중국 소비자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을 제3국 수출용 생산기지로 활용하는데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 북경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459억 달러에 달해 최근 10년(2003년∼2013년) 새 4배 이상(연평균 26.8%) 증가해 한국수출의 ‘세계 7강’ 진입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전후를 맴돌고 있어 주요국의 대중국 수출중 가공무역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와 크게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해관(세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은 47.6%로 2007년도의 54.2%에 비해 6.6%p 하락하긴 했으나, 같은 기간에 중국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 비중이 38.9%에서 25.5%로 대폭(13.4%p) 낮아진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2013년 기준 경쟁국인 일본(34.8%)과 홍콩(36.1%)보다 10%p 이상 높았고 미국(14.5%)보다는 3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대만(46.3%)과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가공무역 수출비중이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중국을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용 임가공 기지로 이용하던 기존 전략에 크게 변화가 없음을 의미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의 소비수준이 이미 중진국을 넘어섰음에도 우리 기업들이 중국 소비자에게 제대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따라잡고 현재 협상중인 양국간 FTA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유통망 구축 등 관련 인프라 정비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또한 향후 중국 정부가 세수증대를 위해 가공무역 금지품목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어 내수 주도형 수출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정책적 리스크를 줄이는 첩경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 최용민 지부장은 “우리의 가공무역 비중을 볼 때 대중국 수출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내수시장 접근에 있어서는 경쟁국에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향후 FTA로 낮아질 관세율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중국 내수 유통망을 구축하고 최종 수요처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