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국내 연구진이 발광체로 쓰이는 양자점에 기능성 유기반도체를 결합해 발광색을 조절할 수 있는 나노구조체를 개발했다. 차세대 태양전지와 디스플레이 및 각종 나노 및 분자 광전자 소자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점(quantum dot)은 지름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0차원 나노물질로 크기에 따라 방출되는 빛의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전자소자나 디스플레이, 에너지 소자 등에 응용된다. 유기반도체는 구성하는 탄소원자의 파이(π) 궤도 전자들이 교대로 결합하는 구조 때문에 전기전도 특성이 우수하고 자체 발광특성을 보이는 유기물 반도체다.
첨단 소재 및 소자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상상 속에서만 있었던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와 유연한 전자신문(flexible electronic newspaper) 등 전자 혹은 광학적 장비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인간에 친화적인 광전자 소자들이 새로운 물성을 갖는 첨단 소재를 기반으로 연구 ˙ 제작되고 있다.
기존 물질이 가진 광학적, 전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 물리학 이론에 입각한 하이브리드 나노구조체 물질을 만들 경우 물질간의 특정한 효과들로 인해 기존 물질 각각이 가졌던 한계를 뛰어넘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발광 특성이 우수한 양자점과 발광 및 전도성이 좋은 파이공액결합 구조의 유기반도체를 결합시킬 경우 둘 사이의 에너지 및 전하 전달 현상을 통해서 발광 및 전기 특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이론적 예측이 있었지만 그동안 제작이 어려워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n형 반도체인 양자점과 p형 유기반도체 사이의 에너지 및 전하전달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n-p 접합 나노구조체의 응용 가능성을 조사하고자 했다.
고려대 물리학과 주진수 교수 및 한남대 이광섭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네이처출판 그룹(NPG)이 발행하는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NPG 아시아 머티리얼즈(NPG Asia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양자점은 그 발광특성을 세밀히 조절하기 어려운 한편 유기반도체 발광소재는 발광효율의 한계로, 두 물질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결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 끝에 기능기를 부착하여 양자점과 잘 결합하고 상호간의 발광특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 단점을 극복했다.
실제 양자점과 유기반도체 사이가 절연분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멀리 연결돼 있으면(1 ~ 10nm) 발광색을 조절할 수 있었고, 양자점과 유기반도체가 가까이(1 nm 미만) 결합되면 원활한 전하전달로 인해 광전류가 증가, 태양전지 나노소재로의 응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나노규모 공초점 분광현미경을 이용해 양자점-유기반도체 접합형 나노구조체에서 발광색의 변화를 관찰했고, 전도성 원자힘 현미경을 이용해 양자점-유기반도체 나노구조체의 광반응 전기 특성 변화를 나노규모에서 관찰했다.
녹색 혹은 빨강색 빛을 방출하는 CdSe/ZnS 양자점(QD) 표면에 파이공액결합 구조의 dioctylbenzodithiophene-based polythiophene (P3000)과 2 nm 길이의 절연분자를 포함한 carbazole(CB) 유도체 유기분자를 결합시킨 QD-P3000과 QD-CB 나노 구조체를 제작했다.
QD-CB 나노구조체의 경우 둘 사이에 절연분자가 있어 QD과 유기반도체인 CB의 발광 특성을 서로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QD-CB와 같은 나노 구조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나노 소재로 사용 가능하다. QD-P3000의 경우 n형과 p형 반도체의 직접 접합구조이기 때문에 빛을 받아 생성된 전자와 정공이 이종접합을 통해 잘 전달되는 광전류의 증가를 관찰 했다.
추후, 양자점-유기반도체 사이의 거리와 구조를 조절함에 따라 태양전지를 위한 광기전 효과를 관찰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개발된 양자점-유기반도체 결합 나노구조체는 새로운 n-p 접합형 구조로서 나노 및 분자 광전자 소자의 핵심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QD-P3000과 같은 소재는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생성하는 태양전지의 나노 소재로서 응용 가능하다. QD-CB 나노구조체는 발광하는 빛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의 나노소재로 응용될 수 있다.
주 교수는 “전도성 원자힘 현미경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 양자점-유기반도체 결합 나노구조체에서 광전류 증가를 관찰한 바 이는 새로운 나노구조체를 이용한 분자 광전자 소자로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