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무역인들의 좌충우돌 해외비즈니스 체험
“전에 가끔 거래하던 고객에게서 위험화물 견적 의뢰가 온 적이 있다. 발주가 떨어져야 제작에 들어가는 위험물품으로, 특별 포장과 탁송비만 해도 제품 가격을 웃돌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노트와 함께 견적서를 보냈다. 그로부터 6주 정도 뒤에 고객사로부터 납기 확인요청 메일이 왔다. 메일을 보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졌다. 고객으로부터 발주서를 받은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김다정 / 네덜란드 로테르담 / 유로카이텍스 엔지니어링)
“출근 초반에는 책상의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식은땀이 나기 일쑤였다. 전화기만 들면 긴장이 되어 간단한 말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실수로 존칭이 아닌 일상 회화체를 써버리고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업무상 편지를 쓸 때에 사소한 문장 하나도 일상 회화체가 아닌 비즈니스 회화체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김지아 / 독일 프랑크푸르트 / SK네트웍스 독일법인)
“어느 날 수출업체와 함께 서류를 체크하고 일을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 업체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급한 사정이 생겼으니 L/C를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서류 한 장에 몇 십억 원이 오고 가는 판에 수출업체 편의를 봐줬다가 자칫 수입업체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 하는 일이 생길 수 있었다”(유문혜 / 독일 프랑크푸르트 / H&FREINDS)
“대학 1학년 때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그때 상해의 푸동 금융지구 야경을 보며 ‘졸업하고 반드시 저기서 일해야지’ 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됐다. 중국이라는 곳을 바라보고 찾아서 다양한 활동에도 참가해보니,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 중국을 바라보고 즐겁게 사는 많은 사람들을 알 수 있었고, 그렇게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일자리 추천을 받아 입사하게 된 것이다”(권은주 / 중국 상하이 / SPC)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글로벌무역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곳곳에 6개월간 파견됐다가 돌아온 제11기 수료생들이 그간의 경험과 활동들을 엮어 ‘도전하는 청춘, 글로벌 드림’이란 책을 냈다.
글로벌무역인턴십은 끼와 열정을 가진 끼와 열정을 가진 청년을 선발하여 1개월간의 무역실무교육과 6개월간의 해외인턴십을 통해 글로벌 무역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는 정부 K-move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위한 발판 역할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예비무역인들의 좌충우돌 글로벌 비즈니스 체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말레이시아의 현대종합상사 쿠알라룸푸르지사에서 일했던 김용 씨는 인턴기간 중 현대중공업의 7억달러짜리 해양설비 수주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실제로 수주로 이어졌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에 파견됐던 박용문 씨는 ‘서비스한류 마케팅대전’을 준비하면서 어렵사리 발굴한 바이어가 상담회에서 거래실적을 내기도 했다.
독일 취업이 꿈이었던 최지혜 씨는 현대모비스 프랑크푸르트법인에서의 인턴근무를 6개월 연장하면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체험을 적었고 같은 회사에서 인턴근무를 마치고 현지 기업에 취업한 김수진 씨는 취업 성공기를 담았다.
중공업의 ‘중’자도 몰랐던 류푸름 씨가 두산중공업 미주법인에 근무하면서 구매업무부터 무역실무까지 익히고 중국어 실력을 발휘해 회사 사람들을 놀래킨 이야기,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에 근무하면서 ‘박주영’이 인턴근무를 통해 ‘메시’로 거듭날 기적을 기대했다가 실패했지만 ‘축구장을 넓게 보고 공을 멀리 패스하는 법’을 배운 이형석 씨의 이야기, 사막?석유?낙타밖에 몰랐던 중동에 근무하면서 혼자 파견기업의 미수금을 받아낸 김한나 씨의 이야기 등은 좌충우돌 속에서도 매일매일 한 뼘씩 성장한 청년무역인들의 미래를 엿보게 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이인호 상무는 “전세계 16개국 34개 업체에서 활약한 젊은이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발간된 이 책이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꿈꾸는 청년들로 하여금 생생한 해외무역 현장을 간접적으로나마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준비서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