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현재 상업화된 리튬이온전지는 정형화된 케이스에 필름 형태의 양극-분리막-음극(3장)을 차례로 포갠 후 전해액(電解液, 전해질 용액)을 주입해 만든다. 기존 전극은 금속 집전체 위에 활물질(活物質) 및 도전제(導電劑)가 고분자 바인더에 의해 물리적으로 부착돼 있는 형태로, 외부로부터 심한 응력(應力)을 받을 경우 그 구성 물질들이 쉽게 떨어져나가거나 변형이 일어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기존 폴리올레핀(polyolefin) 계열 분리막은 낮은 기공도(氣孔度)로 인해 이온전도도가 높지 못하며, 열적 안정성이 취약해 전지 안정성 확보에 많은 한계를 보여왔다.
반면 나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해 개발한 종이배터리는 나노셀룰로오스 섬유가 전극 구성 물질들(전극 활물질 및 탄소나노튜브)을 3차원적으로 둘러쌓음으로써, 금속 집전체 및 바인더가 없는 상태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물성(物性)을 확보할 수 있다. 나노셀룰로오스 분리막을 만듦으로써 높은 기공도 확보가 가능했으며, 이를 통해 우수한 이온전도도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나노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3배 이상의 용량 향상을 가져왔다. 금속 집전체를 제거함으로써 다층 구조 전극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에는 도달하기 힘든 높은 수준의 고두께/고용량 전극을 쉽게 제작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지 성능 향상 외에, 쉽게 접히는 종이의 특성을 이용해 종이학 수준으로 접을 수 있는 전지 개발도 성큼 다가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남성현)은 울산과학기술원(청장 정무영)과공동연구를 통해 종이학 수준으로 접을 수 있고, 기존 전지보다 3배 이상 오래 쓸 수 있는 차세대 종이 리튬이온 전지(배터리) 제조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림과학원 이선영 박사팀과 울산과기원 이상영 교수팀은 나무에서 추출한 물질(나노셀룰로오스)을 이용해 리튬이차전지의 전극과 분리막을 제조해 고용량, 유연성을 확보한 종이배터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기술은 현재 국내‧국제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나노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0월 12일자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9월에도 종이처럼 휘어지는 배터리 제조 원천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보다 전지용량을 기존 전지의 3배 이상으로 증가시켰으며, 종이학처럼 접을 수 있을 정도로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튬이온전지 세계시장은 2014년 기준 약 23조 원으로 추정되며 2020년에는 64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원천기술이 상용화되면 전 세계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이선영 박사는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 소재를 이용해 기존 전지보다 월등한 성능과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내 이차전지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