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 1월 2일,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시아파 고위 성직자를 포함하는 테러 혐의자 47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발표하면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KOTRA 두바이 무역관은 이란 외무부가 사우디의 사형 집행에 대해 비이성의 극치이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분노한 이란 시위대는 테헤란과 마슈하드의 사우디 공관을 습격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반발은 이라크의 바그다드와 인도 카슈미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인근 시아파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사우디는 자국 주재 이란 외교관에 철수 명령을 내리는 등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 사우디-이란 간 항공편 운항 및 교역 등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과의 국교단절 선언은 바레인, 수단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GCC 또한 이란 시위대에 대한 규탄 성명을 내는 등 지역정세는 악화 일로에 처했다.
UAE 외교부는 지난 3일, 주UAE 이란 대사인 모하메드 파야드를 소환, 사우디 공관 공격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아울러 이란과 외교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자국 내 이란 외교관의 수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이란 간 갈등의 여파로 두바이 및 아부다비 주식시장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DFM(Dubai Financial Market)은 1월 3일, 전일 대비 1.61% 하락한 3,084.43, ADX(Abu Dhabi Securities Exchange)의 경우 -1.31%인 4,215.58로 하락하며 혼조 양상을 보였다.
이란 핵 협상 타결 직후 UAE-이란 간 교역규모 확대 기대와는 달리 정세 악화로 양국 간 교역규모 축소가 우려된다.
IMF는 2014년 8월, 이란 경제제재 완화 시 UAE 실질 경제성장률이 2016~2018년 사이 1%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14년 UAE 대이란 수출은 114억8천9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95%는 UAE를 거쳐 이란으로 들어간 재수출로 나타났다.
아울러 긴장고조 시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 지난 4일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GMT 6:10 기준, 2월 인도분 서부택사스유(WTI)는 2.08% 오른 37.81달러, 브렌트유는 2.44% 오른 38.19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UAE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유가, 국내 정치상황, 미국 FRB 향후 조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바이 무역관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주재상사 또한 대체로 UAE-이란 간 수교 단절과 같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 한 현지 비즈니스 활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이번 사태의 추이는 지역 정세뿐 아니라 외부의 충격에 민감한 경제구조를 가진 UAE 주식, 교역, 유가 등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