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해 A·I등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들의 상당수는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에 되려 지배를 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비극적으로 그려 관객의 흥미를 끈 바 있다.
과연 이러한 미래가 가능할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바둑’이라는 게임을 통해 주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승률은 50대 50이다. 이세돌 9단은 자신있다고 했지만 우리 역시 자신있다”
7일 한국에 입국한 데비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9일부터 15일까지 총 다섯 번의 대국을 갖는 구글의 알파고와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바둑에서 사용되는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이나 되는데 이는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 많은 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체스 등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어도 바둑만큼은 컴퓨터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겨져 있을 것이라는게 그 동안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순식간에 ‘컴퓨터가 바둑에서도 인간을 누를 수 있다’로 바뀌었다.
네이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프로 바둑기사인 판 후이 2단은 알파고와 두 차례의 대국을 가져 두 번 모두 패한 것으로 알려져 바둑계는 물론 과학계에도 파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제 하루 뒤에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일주일동안 다섯 판의 대국을 갖게 된다. 구글 측에 따르면 알파고는 대국기보 3천만 건이 입력됐으며, 바둑을 ‘학습’하는데 1천년에 해당하는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결에 대해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의 류한석 소장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면서, “알파고에 사용된 기술은 기계학습을 통해 계속 스마트해지는 기술이기 때문에 향후 개발적용할 분야가 무궁무진해진다”고 언급했다.
‘딥러닝’을 통해 기계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불가의 영역’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다. 이 발걸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