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주요국들 ‘희비 엇갈려’
트럼프의 당선으로 주요국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OTRA는 지난 13일 발간한 ‘미국 대선 이후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에서 중, 일, 유럽, 러시아, 멕시코 등 주요국은 자유무역 축소 우려 속에서 불확실성·환율 등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반덤핑 등 통상마찰 확대를 우려하면서도 미국의 고립주의는 중국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경보는 트럼프가 주장해온 중국산에 대한 일괄적인 관세 인상은 현실적으로 힘드나 반덤핑 사례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우려도 높다. 한국기업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조치를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철강분야가 선제적 타겟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전자분야인 B사는 미국의 대중 경제제재시 제3국향 중국내 생산제품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엔고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달러당 105원대인 엔화가치가 트럼프 당선 후 90~95엔대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기업의 대(對)미 수출경쟁력은 향상될 전망이다.
자동차, 기계 산업을 중심으로 유럽 기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가장 걱정했다. 독일 레이저시스템 제조사 C사는 ‘대체기술을 보유한 미국 역내기업 중심의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대(對)미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국에 수출의 80%, 수입의 50%를 의존하는 멕시코는 트럼프 당선의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소화 가치는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기업 D사는 환율변동으로 계약이 취소되지 않도록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트럼프의 당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식시장도 트럼프 당선 후 반등했다. 다만, 기업들은 복잡한 미-러 관계 개선이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한편 이란,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도 이해득실을 분주히 따지고 있다. 이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대금결제와 이에 따른 연쇄효과를 가장 걱정했다. 복제약 산업이 강한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에 호의적인 트럼프 당선을 기회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인도 IT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Nasscom은 ‘인도의 IT 산업이 미국 IT 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TPP와 RCEP에 모두 참여중인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RCEP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미국의 TPP 탈퇴를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 베트남 현지공장에 동반 진출한 G사는 달러로 결제 받는 상황에서 달러약세를 염려했고, 환율변동으로 제3국에서 수입하는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뛰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기업도 있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미 통상정책의 변화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한국 기업은 엔고와 TPP, NAFTA 등 자유무역협정 추진 난항시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