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FCA 일부 차량의 배기가스 조작 혐의를 발표하면서 이탈리아 자동차산업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혐의가 확인될 시 제2의 디젤게이트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KOTRA 밀라노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환경보호청(이하 EPA)은 FCA(Fiat-Chrysler Automobile)의 일부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 조작 혐의를 발표했다. 해당 차량은 2014~2016년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다지 램 1500’ 차량 가운데 3천cc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이다.
EPA의 발표 직후 지난 12일 밀라노 주식시장에서 FCA의 주가는 -16.14%로 곤두박질치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낙폭을 보였으나 13일 FCA의 공식 성명 발표 이후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경제전문지 Ⅱ Sole 24 Ore는 FCA의 배기가스 연비 조작이 확실시 될 경우 FCA사는 폭스바겐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바겐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비중은 전체 판매 시장의 10% 미만이나 FCA사의 경우 미국은 이탈리아와 함께 FCA사의 주요 판매국이다.
이탈리아 자동차협회는 지난해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은 15.8%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내수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2015년의 15.8%에 뒤이어 지난해에도 15.8%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완성차 기업인 FCA사의 판매 증가율은 18.5%로 전체 시장의 29.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FCA사 브랜드 중 Jeep는 지난해에 전년대비 35.03%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FCA사 배기가스 조작의혹 발표에 따라 이탈리아 및 유럽 내 관련차량의 판매 감소가 예상되며 전체 시장의 위축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환경보호청 발표 이후 EU와 이탈리아 정부 차원에서도 동종 차량 및 관련 디젤 차량에 대해 정밀검사를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FCA사의 Jeep를 포함한 디젤 차량 판매 감소가 예상되며 관련 산업의 위축 가능성이 전망된다.
KOTRA 밀라노 무역관 측은 “미국이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 FCA사의 배기가스 조작혐의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하며 제2의 디젤게이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FCA사의 배기가스 조작 의심으로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 둔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의 성장으로 현대·기아차의 지속적 판매 증가세 유지 및 FCA사의 판매 감소에 따른 한국차의 반사이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이탈리아 자동차 부품업체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의 경우 지속적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사전에 수출보험 가입 등으로 피해를 사전 예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