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저유가로 인한 불경기 심화로 대부분의 품목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해 지난해 대사우디 수출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전략품목으로는 한계가 있어 소비재 프랜차이징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KOTRA 리야드 무역관에 따르면 2014년 중반부터 본격화한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도 한국의 대사우디 수출은 전년대비 40.5% 감소한 56억4천500만 달러에 그쳐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수출 부진세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초부터 엄격한 예산통제정책을 실시해 불요불급한 정부발주 공사를 대부분 취소하거나 연기시켰으며 이미 공사를 완료한 정부발주 프로젝트에 대한 공사대금도 6개월 이상 지체되는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노정됐다.
사우디는 정부부문을 비롯한 공공부문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을 상화했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경제 불황은 민간부문에까지 악영향을 끼쳐 한국 제품의 주된 소비계층들의 주문 축소 내지는 수입 중단 사태를 초래했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특히 3천cc 이하의 승용차는 대사우디 수출의 첨병역할을 수행해 전체 수출액의 40% 정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의 경우는 주된 소비층의 가처분 소득 감소와 고용불안 그리고 공무원 급여 삭감 등 주된 수요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우디 전체 승용차 매출액이 30% 이상 축소돼 한국의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세가 완만한 타이어와 철구조물, 화학원료 등은 사우디 바이어의 가격할인 요구와 경쟁국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전략에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출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대사우디 수출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품목은 선박, 무기류, 정밀화학원료, 인조섬유직물 등이다. 이는 향후 대사우디 진출의 새로운 수출품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KOTRA 리야드 무역관 측은 “가처분소득의 감소는 가뜩이나 가격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욱 가격 요소에 집착해 구매를 결정하는 행태를 고착화시켜 중국이나 터키 등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한 한국 제품의 수출 확대에 더 큰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수행해온 대사우디 수출 마케팅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기부진과 상관없이 수요가 존재하는 품목으로의 다변화를 꾀해야 하며 재질이나 사양을 단순화해 소비자나 수입상의 요구에 맞는 가격 설정과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확보돼 있는 제품이라면 사우디 파트너와의 합작생산 혹은 기술 제휴 등 다양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당장의 수출 확대보다는 중장기적 파트너십에 의한 시장 진출전략 구사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