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이하면서 ICT 기업들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oT 관련 기술 확보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IoT 관련 기술의 빠른 개발 속도와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기 위해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과 표준, 기존 시장의 신뢰성 확보 등의 이유로 M&A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주요 기술별 라이선스 전략’ 세미나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연구본부 전황수 박사는 급변하는 IoT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M&A를 통해 약한 부분을 보완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황수 박사는 해외에 비해 국내 ICT 기업의 loT 관련 M&A가 부진한 상황으로, 관련 기업들의 인식과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빠른 기술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주최로 중소·중견기업기술혁신센터에서 진행했다.
“IoT 관련 M&A 거래수 추이를 보면,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M&A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황수 박사는 말했다. 이어 “기술별 M&A 규모를 보면, 건수는 적지만 한번 거래가의 경우 8억 달러(9천억원 규모)규모로, 거래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언급했다.
주요 ICT 기업별 IoT M&A 현황
하드웨어(HW) ICT 기업과 소프트웨어(SW) ICT 기업 모두 M&A에 나서고 있는데 IoT 관련 주요 기업들의 M&A를 보면 주로 스마트홈 관련 분야의 M&A 건수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구글(google) - 구글은 2010년 이후 154개 기업 및 기술을 인수해 SW, 기술, 인터넷, 광고, 미디어 등 모든 영역으로 M&A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 IoT 관련 인수는 스마트홈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1월 스마트홈 무선랜 기업 ‘네스트랩(NestLab)’을 32억 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네스트랩 인수로 홈네트워킹 서비스 ‘구글홈’을 강화했다. 같은 해 6월, 가정용 CCTV 업체인 드롭캠(Dropcam)을 5천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스마트홈 보안기술을 확보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스마트홈 플랫폼업체 리볼브(Revolv) 인수를 통해 관련 기술과 표준을 동시에 확보하며 스마트홈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전황수 박사는, “구글은 최근 들어 수익이 적은 분야는 과감히 처분하고 있다”고 말해 대표적인 예로 구글이 2년 여 전에 인수했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했으나 수익을 내지 못하자 포기하고 매각한 사례를 들었다. 사업성과 수익성을 분석해 매각, 분산 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애플(Apple) - 애플은 스마트홈 기기의 호환성 문제 해결을 위해 스타트업 중심으로 소규모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2014년 9월 클라우드 스타트업 유니온베이 네트워크(UnionBay Networks)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애플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해 주택 문, 온도조절기, 전등 등 홈네트워킹 제어시스템 분야를 강화했다. “현재는 기상, 외출, 귀가, 취침 등에 따른 사용자의 상태 변경과 기기제어 등의 기본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음성인식비서 ‘애플 시리’와 ‘애플 워치’를 통한 제어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황수 박사는 소개했다.
◆ 마이크로소프트(MS) - MS는 2015년 이메일 앱 어컴플리(Acompli), 일정관리 앱 분더리스트(Wunderlist), 달력 앱 선라이즈(Sunrise), 모바일 팀 커뮤니케이션 SW 스타트업 탈코(Talco)를 인수했다. 2016년 2월에는 크로스 플랫폼 앱 개발업체 자마린(Xamarin)을 인수했다. 전황수 박사는, “MS는 자마린 인수를 통해 개발자와 사용자 입장에서 동일한 앱을 휴대폰과 태블릿 및 데스크톱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앱(Universal App)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자마린 인수와 같은 달에 인공지능(AI) 스마트폰용 키보드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스위프트키(SwiftKey)를 인수해 안드로이드 및 iOS 용 키보드 앱 개발 분야를 강화했다. 전황수 박사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방위적으로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추구하는 분야의 부족한 부분의 기술이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그동안 ‘Fast Follow' 전략에서 벗어나 IoT 관련 최신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인수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는 내부의 기술 육성만으로는 빠른 기술의 변화 사이클을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과 구글 등의 신기술 M&A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황수 박사는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의 M&A 방식에서 탈피해서 인수기업의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인사 및 조직관리, 연구개발을 인수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점이 최근 M&A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고 전황수 박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IoT M&A 사례를 보면, 2014년 8월 IoT 개방형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Smart things)를 2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생체활동을 실시간 분석해 숙면을 도와주는 슬립 센스(Sleep Sense)를 선보였다. 전황수 박사는 “2015년 2월에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2.5억 달러에 인수해 마그네틱 보안전송(MST)과 근거리 무선통신(NFC)을 동시에 이용해 ‘삼성페이’ 돌풍을 견인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삼성은 세계 1위인 TV를 중심으로 홈을 스마트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시스코(Cisco) - 전황수 박사는, “시스코의 경우 IoT에서 좀 더 확장된 IoE(Internet of Everything)를 주창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하고 있으며 IoT 전반에 걸쳐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는 2015년 10월 네트워크 보안업체 랜코프(Lancope)를 4억5천3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또한 loT 분석업체 파스트림(Parstream)을 인수했다. 2015년 11월에는 화상회의 SW 기업 아카노(Acano)를 7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6년 2월에는 IoT 플랫폼 업체 재스퍼테크놀러지스(Jasper Technologies)를 14억 달러에 인수했다. 같은 해 3월에는 클라우드 스타트업 클리커 테크놀러지스(CliQr Technologies)를 인수했다. 클리커는 기업의 내부 시스템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또한 시스코는 이스라엘 IoT 칩 업체인 리에바(Leaba)를 인수해 차세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 인텔(Intel) - 전황수 박사는, “PC 시장이 쇠퇴하고 모바일 시장이 확장되면서 인텔은 반도체 일변도에서 벗어나 IoT 분야로 확장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2014년 3월 피트니스 밴드 및 스마트워치 스타트업 베이직 사이언스(Basic Science)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기기 칩을 공급했다.
2015년 2월에는 인피니온(Infineon)의 유선통신 사업부 기반 광대역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다양한 분야의 IoT 칩을 생산하는 독일의 란틱(Lantiq)을 인수했다. 전황수 박사는 인텔의 란틱 인수에 대해 “이미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PC용 반도체 시장을 넘어 웨어러블 기기를 포함한 IoT 시장에 칩을 공급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 퀄컴(Qualcomm) - “퀄컴은 네트워크에 수많은 장치를 연결해야 하는 IoT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등 급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통신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황수는 박사는 전했다.
퀄컴은 2011년 5월 무선 랜용 칩셋 업체 아쎄로스(Atheros)를 31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4년 7월에는 무선 칩셋 제조사인 윌로시티(Wilocity)를 인수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CSR을 약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2015년 8월에는 고성능 브로드밴드 네트워킹 반도체 및 SW 프로바이더 이카노스 커뮤니케이션즈(Ikanos Communications)를 인수했다.
ICT 기업들의 M&A는 IoT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황수 박사는 “ICT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킹 등 사이버보안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표준화, 센서비용, 네트워킹, 배터리 수명주기 등이 기업간 M&A 활성화의 장애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IoT 스타트업과 ICT 기업간 M&A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산학연 연계를 통한 기술 개발 추진에 있어서 보다 원활한 연결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국제 표준화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이에 대응해야 기업의 실질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