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4차 산업혁명은 명확한 실체가 없는 개념이라며 비판받음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한국 역시 4차 산업혁명 관련 논의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이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준비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동남아 국가와의 ‘연결’이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아세안(ASEAN)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디지털 인프라 및 디지털 경제의 성장 속도가 빠른 축에 속한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통계에서 1위 국가로 올라섰고 말레이시아는 외국계 IT 기업이 진출하기 좋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는 최근 유니콘 기업이 3개나 배출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창업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세안의 경제 성장성과 잠재력’을 강조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17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싱가포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국가 핵심 역량을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스마트 국가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기업 육성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으며, 미국 자율주행기술 개발 업체인 누토노미와 그랩이 협력해 자율주행 택시서비스를 최초로 시범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구글은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 총괄 본사를 싱가포르에 구축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유니콘 기업의 요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 등 아시아 대자본이 인도네시아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구글, GE, 아마존 등의 글로벌 기업 또한 앞다퉈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경인교대 김이재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한국에서는 고정관념의 그림자에 가려 성장의 잠재력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 했지만 디지털 경제에 익숙한 젊은 인구가 견인하는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눈부신 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이재 교수는 “21세기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영토의 크기’ 못지 않게 ‘경쟁력 있는 연결성’을 유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특히 국내에서 성장 한계에 부딪힌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동남아의 급부상하는 스마트 도시들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