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1900년 뉴욕 거리에 마부들이 끄는 마차들 사이로 자동차 한 대가 희귀하게 지나가고 있다. 불과 10여 년이 흐른 1913년, 같은 거리엔 자동차가 빼곡하게 서있고 마차 한 대가 과거의 자동차처럼 지나가고 있다.
1900년과 1913년 뉴욕 5번가를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은 산업혁명의 속도와 현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진으로 자주 비교되곤 한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과 미국 등에선 마부들의 궐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자동차 도입으로 인해 사라질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자동차 규제 강화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자동차로 옮겨가는 데엔 그리 긴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은 곧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제작과 수리에 필요한 기술자들과 자동차 관련 산업의 발달로 다양한 산업과 고용시장이 생겨났고 소득 상승과 삶의 질 향상 등 사회의 발전을 이뤘다.
시대별 산업혁명기를 돌아보며 우리는 기술과 실업이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변화의 흐름과 속도가 빠르다보니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눈에 띄고 공장자동화로 인한 제조업의 기술적 실업 가능성이 확대되며, 기술을 배울만한 기초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겪으며 더 크게 체감하고 있을 뿐이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융합과 유연성’으로 정의하며, 그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가 “막연한 비관과 막연한 낙관, 불안과 기회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겪어보지 못한 불안과 현재의 삶을 위협하는 발전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 통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 처음 언급된 2016년 자료에서는 2020년까지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 500만 일자리가 소멸된다고 예고했지만, 지난해 자료에서는 2030년까지 23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80만개의 일자리가 소멸돼 5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전망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필연적인 경제사회적 변화에 규제완화, 정책개발, 투자 유치 등 정부 및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낯설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4차 산업혁명을 대하는 우리들의 인식 개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