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한국의 다이캐스팅 업계는 제조업의 불황과 궤를 같이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본보는 지난 9월 창립된 이후 최근 첫 학술대회를 개최한 ‘한국다이캐스팅 학회’의 김영직 회장을 만나 학회의 역할과 최근 다이캐스팅 업계의 당면과제,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다이캐스팅 업계도 철저히 준비해야
제조업계의 가장 큰 당면과제는 두말할 나위 없이 4차 산업혁명이다. 비단 제조업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제조업부터 시작되고 있고, 제조업과 궤를 같이하는 다이캐스팅 분야도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다이캐스팅학회 김영직 회장은 “자동차‧전기‧전자 등 주력분야 산업의 불황과 국내 뿌리산업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중국발 저가 공세에 직면하여, 불안정하다”며, “생산 공정의 안정화 및 신기술 도입을 통한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대안도 업계를 향해 제시했다. 다이캐스팅용 소재 개발, 예를 들어, 열전도성이 우수한 다이캐스팅용 합금이 개발돼야 비로소 열 발생이 많은 전기자동차 및 다양한 성능을 겸비한 전자·전기 제품이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다이캐스팅 신공정 개발을 통한 로봇, 모바일 기기 및 친환경 자동차 부품의 경량화가 실현돼야 비로소 쾌적하고 편리한 일생생활을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조언이다.
“다이캐스팅용 금형제작에 3D기술을 활용해, 부품형상에 적합한 냉각 채널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 김 회장은 “진공 분위기에서 주조함으로써, 가스결함발생을 제어할 수 있는 개량된 공정기술을 적용해, 열처리와 표면처리가 양호하고, 대형 부품을 만드는 용접 특성이 향상된 부품 생산까지 가능하게 된다면, 다이캐스팅으로 성형된 부품들을 적용하는 분야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캐스팅 업계, ‘대화’와 ‘젊은 피’가 해결의 열쇠
국내 제조업계는 그동안 여러 가지 위기를 겪어왔으나 다양한 방식의 해결방안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조업의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제조업에 몸담으려 하는 젊은이들의 손길이 끊기기 시작하는 것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김 회장은 “젊고 유능한 기술자 및 기능 인력의 확보를 위한 교육 커리큘럼 개발이 필요하며, 또 향후 치열한 국제 경쟁에 대비한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장 규모 적정화 및 품목의 전문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젊고 유능한 기술자 육성은 다이캐스팅산업을 위시한 한국 제조업, 국가 뿌리산업을 튼튼히 육성하는 바른길이고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조업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김 회장은 ‘대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경영자와 기술자들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함께 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말한 김 회장은 “현재, 국내 다이캐스팅 기술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인정받고 있지만, 생산 공정변수의 DB화 및 불량 감축 사례들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국내 다이캐스팅 부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학회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 등의 연구모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진지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시장개척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회장은 “다이캐스팅 분야의 경우, 일부 뜻있는 경영자가 자체적으로 기능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나, 고급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에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힘 써주시기를 바란다”며 다이캐스팅 분야에 대한 애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