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심화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불어 다양한 사회 문제로부터 줄어들고 있는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첨단 기술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면, 우리 인류는 디지털화가 창조해 낼 변화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갖고 준비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본보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이노베이션 서밋 바르셀로나 2019(Innovation Summit Barcelona 2019)’가 펼쳐지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디지털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디지털화를 향한 인류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단연 일자리 소멸일 것이다.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로봇은 인간의 ‘수단’에서 ‘동료’로 진화했다. 단순·반복 업무를 넘어 그동안 인간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복잡하고 세밀한 업무에까지 도입되기 시작함에 따라 인간이 ‘대체가능한 존재’로 자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무 관계자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머신 솔루션 수석 부사장인 알리 하즈 프레즈(Ali HAJ FRAJ)는 “핵심은 우리가 맞이한 혁명이 ‘4차’라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앞선 1차, 2차, 3차의 혁명 또한 인류에게 수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정적으로 보이는 변화 조차 결국 인류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지난 세 차례의 혁명 동안 몇몇 직업은 사라져 왔지만,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했다”라고 말한 알리 하즈 프레즈는 “10년 안에 이 변화를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임하며, 앞으로 생겨날 수많은 새로운 기회에서 우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욱 유연해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4차 산업혁명 진전 속도 차이…‘이것’으로부터 나온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디지털 플랜트 부문 부사장인 소피 보그뇩(Sophie Borgne)은 4차 산업혁명을 ‘시계를 새롭게 세팅하는 것’이라 표현했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속에서는 산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잠재 가능성을 보유할 수 있는 곳이 된다.
하지만 국가마다 시계의 세팅 속도가 조금씩 다른데, 소피 보그뇩은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각국의 규제 정책에서 찾았다. 디지털화는 ‘기술’에 관한 것이지만, 기술은 전제 조건일 뿐 이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촉진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요소는 각국의 규제 정책이다”라고 말한 그는 “각국의 경제 패러다임의 흐름은 물론, 다른 국가들은 스마트 제조업 구축을 위해 무엇을 도입하는지 등에 관한 것”이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결국 국가의 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라는 걸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수린 기자 sr.choi@kid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