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을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취를 취한 지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며,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의 피해가 크다는 발표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하 KIEP)에서 발표한 ‘일본 수출규제 100일의 경과, 영향 및 향후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당초 국내 경제의 상당한 악영향이 우려됐으나, 기업의 수입선 다변화 및 국내 생산 등으로 현재까지 이에 대한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개별허가 소재들 중 한국기업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 고순도 불화수소는 재고 물량의 확보, 공급처 다변화 등으로 아직까지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일본기업들이 생산하는 것은 소재 자체가 아니라 소재의 재료가 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으며, 레지스트의 경우 일본기업의 해외공장 및 대만 등에서 조달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 내 불매운동의 기폭제가 돼 의류, 맥주, 자동차 등 일본산 소비재의 매출 급감, 일본기업의 철수 결정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은 전월대비 92.1% 감소했으며, 9월 신차 등록건수에서 일본산 브랜드 승용차는 약 1천100대로 전년 동월대비 약 60% 감소했다.
일본 의류업체 ‘온워드(ONWARD) 홀딩스’는 한·일 관계 악화로 매출이 하락하고 있어 2020년 2월까지 한국 내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30만8천 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약 48% 감소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5월 58.3% 감소한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9월 11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관해 협의요청서를 WTO 사무국에 송부하고 10월 11일 제1차 국장급 양자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제소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 개별허가제 전환 조치만을 대상으로 하며,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한 조치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1심(패널심)과 2심(상소심)을 모두 거칠 경우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KIEP 정성춘 세계지역연구센터 선진경제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한·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나아가 동아시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국은 갈등 해소를 위한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통한 체질개선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