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화학반응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촉매(catalyst)는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마법사의 지팡이’로 불린다.
특히 널리 쓰이는 금속촉매와 달리 작은 분자 하나하나가 반응에 관여하는 분자촉매는 활성이 높아 미래의 촉매로 주목받지만, 반응과정에서 서로 결합해 다른 화합물로 변하기 쉬워 활용이 어려웠다. 때문에 다른 입자와 결합시켜 분자촉매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 주로 이용됐지만 이 경우 안정성을 얻는 대신 활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최경민‧김우열 교수 연구팀(숙명여대)이 새장(birdcage)처럼 케이지 형태로 촉매를 감싸 분자촉매의 효율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각 분자촉매를 속이 비어 있는 사면체 케이지 형태 입자에 넣는 방식으로 안정성과 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각각의 케이지가 용액 중에서 분산된 형태로 존재, 안에 든 분자촉매가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본래 활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성도 잃지 않는 원리다.
구체적으로 약 1.5나노미터(㎚) 크기인 금속유기-단위입자로 된 케이지 안에 분자촉매를 하나씩 결합, 각 촉매분자들이 떨어져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다른 화합물로 변하는 것을 방지했다.
실제 24시간 동안 보호 케이지 안에 담긴 광촉매의 반응활성을 측정한 결과 반응성능이 42배 이상 증가했으며, 단위시간당 활성도 일정하게 유지됐다.
다양한 분자촉매를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제 촉매에 적용한 사례로 향후 오염물 분해반응, 유기합성, 전기화학반응 등 다양한 반응에서 촉매의 활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로는 금속유기구조체가 있으며, 이 역시 금속산화물과 유기물의 결합으로 이뤄져 있었으나 그 결합이 무한히 반복되며 이어진다는 점에서 단위 입자로 존재하는 금속유기-단위입자와 차이가 있다. 또한 금속유기구조체를 이용했을 경우에는 안정성이 조금 향상되는 반면촉매 활성이 저하됐다”며, “본 연구를 통해 1~2nm 크기의 개별 단위입자로 이루어진 금속유기-나노입자가 금속유기구조체의 단점을 극복하고 분자촉매의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 안정성을 향상시켜줄 새로운 대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