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 세계 고용시장이 코로나19에 의해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호주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특히 임시취업비자를 지닌 외국인 근로자의 상황은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더욱 심각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보고서인 ‘코로나19로 변화하는 호주 취업시장’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호주의 대표 산업인 관광업과 요식업, 교육산업 중심의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도·소매업의 매출은 눈에 띄게 급감했다. 일부 기업으로부터는 대규모 구조조정 및 폐업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크게 작용했다. 호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인 이상의 기업보다 20명 이상 199명 이하 규모의 기업에서 일시적으로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단축한 비율이 더 높다. 유급휴가를 준 비율은 대기업이, 무급휴가는 중소기업에서 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호주 재무부는 호주의 2020년 2분기 실업률이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5.1%에서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자릿수의 실업률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채용공고 또한 현저히 감소했다. 이에 호주 정부는 ‘일자리 유지 보조금(Job keeper payment)’ 등의 근로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임시취업비자 소지자는 해당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OTRA의 홍승아 호주 시드니 무역관은 “호주 정부의 노동자 보호 정책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임시 취업비자로 근로 중인 120만 명가량의 근로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노조 단체인 유니언스 NSW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중 절반가량이 직업을 잃었고, 20%가 단축 근무로 소득 감소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 나가 있는 한국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의 일반취업비자(Visa Class 482) 취득률은 전체 취업비자의 1.7%에 불과한 것에 반해, 워킹홀리데이 비자(Visa Class 417) 취득률은 전체의 10.1%로 세계 4위에 오르는 규모에 해당한다.
한국 워홀러의 70% 이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중소형 한국 상권의 요식업,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항공편의 제약과 가격 상승으로 한국행도 힘든 선택이기에, 호주 현지에 남아 버티며 생계 악화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홍 무역관은 “호주 취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국민에게나 한국 청년들에게나 어려워진 것은 불가피한 사실”이라며 “호주 정부 및 주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취업 유망 업종과 관련한 자기계발에 더욱 힘써, 현재 닥친 취업난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