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빅테크(BigTech)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자유시장 경제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고조되며 반독점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빅테크란, 네트워크,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사용해 비금융업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거대 ICT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美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규제 현황 및 파급영향'에 따르면, 실제로 구글(온라인 검색), 마이크로소프트(PC 운영체제), 애플(모바일 운영체제), 페이스북(SNS) 등 미국 주요 빅테크는 각 시장의 과반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부터 연평균 19%씩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5대 빅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0년의 5배였다. 이에 2019년 6월, 미 하원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4개 빅테크의 독과점에 대해 조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해당 기업들이 불공정행위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훼손하고 소비자 권익·언론자유·사생활을 침해한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미국 법무부와 FTC(공정거래위원회)는 미 하원과 자체 수사 결과에 따라, 주·지방 검찰과 공동으로 구글,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반독점규제는 더욱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현재 미 법무부와 FTC는 아마존, 애플에 대한 수사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규제 강화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정당한 경쟁과정 속 구축된 것이라면, 기업의 혁신을 억제하고 소비자 후생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의 독과점이 기술혁신과 소비자 후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 정부와 의회의 반독점규제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 기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