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고열로 몸살 앓는 지구. 이 시점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영화가 있다.
개봉 당시, 신선한 소재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다.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상이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인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0년 전,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각기 다양한 반응들 가운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그저 막연한 이야기로 바라보았던 시선들이 많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기후 위기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계속 악화되고, 그와 동시에 세계정세도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더 이상 설국열차를 ‘판타지’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설국열차, 현실로 다가오다](http://pimg.daara.co.kr/kidd/photo/2023/05/11/thumbs/thumb_520390_1683768530_57.jpg)
‘설국열차 실사판’ 등장
'설국열차'에서는 지구 재앙을 막기 위해 CW-7라는 기후 조절 물질을 공기 중에 살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당시, 비현실적인 상상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가열화가 점차 심화되면서 관련 전문가 및 과학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구공학 기술을 통한 기후조절이 지구온난화 해결법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다양하게 거론됐던 지구공학 기술 중, 미국 하버드대 팀이 쏘아 올린 스코펙스(SCoPEx)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2014년 논문을 통해 처음 제안된 이 프로젝트는 대기 상층부에 탄산칼슘 및 황산염 입자를 살포해 햇빛 반사율을 높이면, 지구 온도를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햇빛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지구공학 기술이 기후변화를 해결해 줄 처방약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실패 시, 지구에 엄청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해당 시험은 지난 21년 4월 돌연 연기를 선언한 상태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서도 인위적 공학기술을 통해 지구를 식히려는 시도를 행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빙하기를 마주한 인류의 미래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태양 지구공학 실험이 몰고 올 재앙 및 위험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남긴 또 다른 과제 ‘식량안보’
영화에서 꼬리 칸 하층민의 주요 식량인 ‘단백질 블록’이 바퀴벌레를 갈아만든 음식이었다는 사실에 당시 관람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문화 속 산업이야기] 설국열차, 현실로 다가오다](http://pimg.daara.co.kr/kidd/photo/2023/05/11/thumbs/thumb_520390_1683768537_100.png)
기후 위기 시대, 식량안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된 화두로 입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밀웜이나 귀뚜라미 등의 식용 곤충은 이미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으며, 식품산업 전반에 걸쳐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단백질 블록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종류의 미래 식량들이 기존 단백질 공급원인 소나 돼지의 대체식품으로 꼽히며, 미래 시장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표한 FAO(유엔식량농업기구)의 ‘2022년 세계 식량 위기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기준 53개국 가운데 36개국에서 4,000만 여명이 식량 부족으로 기아 상태에 처해 있다. 이에 더해, 지구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며 식량부족 문제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책 및 공조가 필요하며, 지속 가능한 삶 및 환경이 보장되도록 식량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