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창업을 하고 싶었지만 힘든 시기였다. 어쩔 수 없이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말없이 운전하는 기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리운전도 서비스업’이라는 인식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전략을 실행했다.
숙취해소제를 고객에게 건네며 호감을 얻었다. 내릴 땐 ‘또 고객으로 모시고 싶다’는 손편지를 차에 뒀다. 아침에 손편지를 발견한 고객은 감동했다. 단골 고객이 많아져 혼자 감당할 수 없었다. 대리운전 회사를 차렸다.
대리운전은 귀중한 기회가 됐다. 차에 타는 고객마다 사업 조언을 구했다. 임승현 (주)큐앤아이 대표는 “한사람씩 만날 때마다 인생의 영감을 얻는 최고의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대리운전 회사로 시작한 사업은 위생‧안전‧친환경 제품을 유통하는 (주)큐앤아이로 이어졌다.
창업 성공의 비결, '작은 시장 선점'과 '진실한 마음'
(주)큐앤아이는 임 대표가 500만원으로 창업한 회사다. 위생, 안전, 친환경 제품을 주력으로 자체 브랜드를 제작하고, 관련 제품 유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5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지금까지 15년 간 사업을 이었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작은 시장’을 독점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임 대표는 “창업을 할 때는 ‘아이템’이 아니라 ‘고객’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큐앤아이도 철저한 고객 분석을 바탕으로 창업했다. 고객이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를 먼저 찾았다. '위생'과 '안전' 제품은 블루오션이었다.
독보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자외선 컵 소독기를 들고 위생교육 강의를 시작했다. ‘그런 걸 누가 듣겠어?’ 라는 말을 들으며 시작했지만, 지금도 공공기관‧어린이집‧유치원 종사자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임 대표는 “강의를 통해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리운전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차에 타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사업 조언을 구했다. 천 명이 넘는 고객에게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라는 말이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신용과 진심이 없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 고객에게도, 거래처에게도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갔다. 신뢰를 얻으면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진실한 마음’은 큐앤아이의 판매 전략으로 이어졌다. 고객을 감동시킬 작은 디테일을 연구했다. 제품 포장지에 일일이 리본을 달고, 고객의 이름이나 사업장을 볼펜에 각인해 서비스로 제공했다.
임 대표는 “2, 3천 원 하는 볼펜이지만 고객이 받는 감동은 크다”면서, “첫 주문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2차‧3차 재주문을 유도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업 접어도 ‘망했다’ 아니라 ‘배웠다’. 예비 창업가에게 전하는 조언

“쉽게 돈 버는 방법은 절대 없어요. 우연히 나올 순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죠.”
임승현 대표는 20여 년 동안 다양한 사업을 경험했다. 하던 사업을 접어도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경험은 다른 사업에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었다. ‘망했다’가 아니라 ‘배웠다’. 성공과 실패를 나누지 않는 그의 마음가짐이다.
임 대표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빨리 도전하고, 많은 경험을 하라”고 조언했다. 경험으로 노하우를 배워야 사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갑작스러운 성공은 오히려 경계 대상이다.
‘고객 선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경쟁이 없는 ‘작은 시장’을 찾아 독점하고, 확보한 고객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 없이 제품부터 출시하면 돈을 투자해 광고하는 수밖에 없다. “작은 규모라도 고객부터 확보해 관리하고, 필요한 것을 제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임 대표는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사업을 확장해 떼돈을 버는 게 아니다. 20대부터 경험한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창업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솔직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 ‘살아남는 비법을 알려주는 임사부 창업 노트’를 발간한 것도 그 일환이다.
임승현 대표는 “20년 간 경험한 사업의 모든 것이 강의 콘텐츠가 된다”면서, “남들은 배워서 강의를 하지만, 직접 사업을 하며 배운 노하우를 전하는 것이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