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 수출이 10개월간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에는 반도체 등 IT 품목 수요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단가 하락 등, 중간재 수출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중간재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더욱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소비재 수출이 점차 증가해 2023년 1~6월 소비재 수출 비중은 16.0%까지 상승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총수출은 세계 6위를 기록했으나, 소비재 수출은 17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 호조세, 중간재 수출 위축 등의 영향으로 소비재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월 기준 16%를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세계 소비재 최대 수입국은 미국, EU, 중국으로 선진국이 10대 소비재 수입국 대부분을 차지한 거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인 미국은 2위인 EU 보다 1.7배 많은 소비재를 수입했으며, 자동차 수입 비중이 컸다. EU는 2위 수입 시장이며, 회원국인 독일(3위), 프랑스(6위), 이탈리아(7위), 네덜란드(8위) 등이 10대 수입국에 대거 포진해 있다.
중국은 2020년 소비재 수입이 9.0% 증가하며 세계 4위 수입국으로 부상했으나, 코로나 봉쇄 조치 여파와 경기 침체로 인해 2022년 소비재 수입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2018년 세계 12위를 기록한 아세안 지역의 소비재 수입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해 2022년에는 세계 10위 규모로 성장했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소비재 수출은 2021년부터 늘었고 2022년 역대 최대치인 810억 불의 성과를 냈다.
자동차 수출이 전체 소비재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친환경차의 수출 증가율이 30%를 상회하며 소비재 수출 호조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소비재 최대 수출국은 미국으로, 경기 둔화로 인해 올 상반기 대부분 국가로의 소비재 수출은 감소했으나 對美 수출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 소비재 수출 2위 국가이나 화장품 수출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소비재 수출 총액이 줄었다. 소비재 수출 4위 지역인 對아세안 수출 역시 올 상반기에 크게 감소했으나, 아세안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재 수출 상위 10대 품목 중 8개 품목의 주력 시장으로써 향후 경기 회복 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무협 김꽃별 수석연구원은 “최근 소비재 수출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체 소비재 수출 중 60%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미국에 대한 의존성이 높고, 중국으로의 수출은 경기 침체와 자국산 선호로 인해 부진한 만큼 잠재성이 높은 품목을 발굴하고, 아세안 등 유망 시장 진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