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일본 정부와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추구하는 건 ‘플랫폼’입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해졌고, 산업구조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반드시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4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라인 사태 긴급 토론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이 자체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려 네이버가 개발한 메신저 플랫폼 ‘라인’에 야욕을 드러냈다는 의미다.
그는 AI 주도권을 가지려는 일본 정부와 메신저 플랫폼을 차지하려던 소프트뱅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라인 사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용진 교수는 “라인이 한참 성장하던 2019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메신저 플랫폼으로 아시아를 석권하고자 했고, 초기부터 라인의 경영권을 가져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급성장하는 한국 반도체에 밀려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몰락한 쓰디쓴 경험이 있다”면서 “AI 중심 산업구조 재편에 대응하려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져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이미 플랫폼을 강탈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외교적 방식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 진단하며, 당장의 손실부터 최소화해 네이버에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자체적인 AI 시스템을 가지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드러내고, 비난을 감수하고 불법적 행위를 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서비스 보호를 위해 후퇴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산업구조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은 반드시 플랫폼을 확보해야 하고, 네이버가 행정지도를 거부했을 때 ‘모든’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네이버는 2대 주주로 사업 영향력을 유지하며 독립적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항의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정부의 현실적 역할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정당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도록 도와 당장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면서 “네이버는 지분 매각 자금을 초거대 AI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도 현명한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