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이 노인의 신체·마음건강을 관리한다. 주기적으로 전화해 안부를 묻고, 건강 리포트를 작성해 돌봄 매니저에게 보낸다.
경기도는 30일 ‘경기노인 AI+돌봄’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경기도 노인돌봄 정책 방향을 대면 사후관리 중심에서 AI를 활용한 비대면 예방 관리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현재 노인돌봄 현장은 전반적인 노인인구 증가 추세로 재정과 인력의 한계를 맞은 상황이다. 이은숙 경기도청 노인복지과 과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돌봄 수요가 늘었을 뿐 아니라 그 방식도 다양화되는 상황”이라면서 “돌봄 매니저, 사회복지사가 직접 방문하는 맞춤형 대면 돌봄은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명이 관리하는 어르신이 계속 늘어나니 돌봄의 질이 떨어지고, 서비스 종사자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면서 “돌봄의 질을 높이면서도 돌봄 종사자의 부담을 더는 취지로 AI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4가지 AI 기반 노인돌봄 사업을 중심으로 ‘경기노인 AI+ 돌봄’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특정 지역을 ‘AI 시니어 돌봄타운’으로 지정한다. 돌봄타운 전체 노인에게 AI 돌봄서비스가 제공되고, 경기도의료원은 노인의 집에 직접 방문해 서비스하는 ‘찾아가는 돌봄의료센터’를 운영한다. 정보통신 관련 교육과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휴대폰에 설치된 앱으로 노인의 안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AI 기반 케어 서비스 ‘늘편한 AI 케어’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 예를 들어 휴대폰 카메라에 15초간 손가락을 대면 혈류를 체크해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식이다.
AI 알고리즘이 수집한 건강 정보를 보고서 형태로 작성하고, 치매 위험군 자가 검사도 진행해 결과를 돌봄 매니저에 보낸다. 도는 7월부터 도내 65세 이상 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학대 위험이 있는 노인도 AI가 지킨다. 미리 설치된 AI 스피커가 음성으로 위기 상황을 감지해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을 긴급 호출한다.
‘AI 노인말벗서비스’는 안부 확인이 필요한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 1회 정해진 시간에 안부 전화를 거는 서비스다. 전화를 3회 이상 수신하지 않으면 직원이 통화를 시도하고 직접 방문한다. 또한 ‘살기 어렵다’, ‘외롭다’ 등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위기 징후를 발견한 경우 필요한 복지서비스로 연결한다.
도는 지난해 1천61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29주간 2만3천852건의 통화를 기록했다. 올해는 5천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은숙 노인복지과 과장은 “돌봄 AI의 본격적 도입은 올해 7월부터지만, 지난해 시행한 ‘AI 말벗서비스’의 경우 어르신 반응이 매우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AI 상담사는 통화했던 내용을 모두 기록해 다음 상담에 활용한다. ‘지난주에 어깨 아프다고 하셨는데, 오늘은 괜찮으세요?’라고 묻는 식이다.
이은숙 과장은 “혼자 계신 어르신들은 AI가 주기적으로 관심을 가져 주니 좋아하신다”면서 “모든 통화 내용을 기억할 수 있어 사람보다 나은 측면도 있고, 너무 사람과 비슷해 AI라고 알려드렸을 때 오히려 신기하고 재미있어하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노인 돌봄 정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기존 제도를 정비해 지속가능하면서도 더 많은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